KBO 리그에서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퇴출된 외국인 선수가 1년 반 만에 메이저리그(MLB)에 안착했다.
이제는 사이영상 투수와 맞대결을 펼쳐도 전혀 눌리지 않는다. 바로 아드리안 샘슨(31·시카고 컵스) 이야기다.
샘슨은 7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2022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시카고 컵스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지난달 26일 세인트루이스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샘슨은 2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
선발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 그리고 3번째 등판에서는 어려운 상대를 맞이해서도 뒤지지 않는 투구를 보여줬다.
시작부터 깔끔한 투구였다. 1회를 뜬공 2개와 땅볼 하나로 삼자범퇴 처리한 샘슨은 타순이 한 바퀴
돌 때까지 한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4회 선두타자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좌전 안타를
맞기는 했으나 1사 후 로우디 텔레즈에게 병살타를 유도, 역시 3타자로 이닝을 마쳤다.
잘 던지던 샘슨은 5회 첫 실점을 기록했다. 2아웃을 잡은 후 케스톤 히우라에게 좌중월 솔로 홈런을
맞은 것이다. 그는 이어 오마 나바에즈에게도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만들었으나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아쉽게도 샘슨에게 선발승은 허락되지 않았다. 팀이 0-1로 뒤지던 6회 말 그는 2사 후 윌리
아다메스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다. 그러자 컵스 벤치는 투구 수 98개였던 샘슨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이날 샘슨은 5⅔이닝 4피안타(1홈런)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38에서
2.91로 크게 낮췄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해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컵스와 맞붙은 밀워키는 이날 선발로 코빈 번스를 투입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번스는 이날도 7이닝 3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그러나 샘슨이 밀워키 타선을 1점으로 막아내며 경기의 긴장감이 유지됐다.
결국 컵스는 8회와 9회 각각 한 점씩을 얻으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2016년 시애틀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샘슨은 3시즌을 뛴 후 2020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한국에 오기 직전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15경기 선발 등판에 나선 선수였기에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부친상으로 인해 시즌 출발이 늦었고, 이로 인해 시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5경기에서 9승 12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한 그는 구단이 기대한 에이스의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롯데는 2021시즌을 앞두고 샘슨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이후 지난해 컵스에 입단한 샘슨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빅리그에서 얼굴을 비췄다.
올 시즌에도 2차례 마이너리그 강등에도 굴하지 않고 최근 들어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NBC 스포츠 시카고에 따르면 샘슨은 경기 후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하는 것은 변화이기는 하지만,
몇 차례 해본 일이었기에 새로운 것은 아니다"며 "선발 등판
사이에 전력분석원들을 신뢰하고 내가 할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컵스는 지난 시즌부터 크리스 브라이언트, 하비에르 바에즈 등 스타플레이어를 대거 처분하며
'리빌딩' 버튼을 눌렀다. 어린 선수들로 라인업을 채운 가운데,
빅리그 선발 경험이 있는 샘슨이 중간에서 좋은 역할을 수행하며 컵스에는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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