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시범경기서 무려 '제2의 이종범'과 '제2의 이승엽'을 발굴했다.
타이거즈 팬들은 흥분한다. 그러나 조용히 칼을 가는 선수들도 있다.
'슈퍼루키' 김도영의 개막전 리드오프 출전은 굳어진 듯하다.
박찬호와 일단 공존하며 3루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궁금한 건 왼손거포 유망주 김석환이다.
시범경기 타점 2위(10개)에 타율 0.313 2홈런. 2017년 데뷔 후
마침내 포텐셜을 터트릴 준비를 마쳤다. 개막엔트리 승선은 유력하다.
김종국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주전 좌익수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 어느 포지션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시범경기 성적만 보면 김석환이 승자다.
그렇다면 김 감독이 제2의 이종범과 제2의 이승엽을
나란히 내달 2일 개막전 선발라인업에 넣을 가능성도 있다.
KIA는 전임 감독 시절 장타력 부재에 시달려왔다. 특히 왼손거포는 리그 전체적으로 귀하다.
KIA로선 가능성을 보여준 김석환에게 전폭적인 기회를 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
김 감독이 일찌감치 관심을 기울였던 타자다.
제2의 이승엽이라는 별명은 박흥식 전 2군 감독이
과거 김석환의 스윙을 보고 이승엽과 흡사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박 전 감독은 이승엽 뿐 아니라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를 여럿 키워냈다.
김석환이 이번 시범경기서 맹활약하자 타격지도의 대가가 했던 말이 덩달아 화제가 됐다.
이제 김석환은 페넌트레이스 개막과 함께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김도영과 마찬가지로
본격적으로 투수들의 견제를 집중적으로 받을 것이며,
체력 관리의 어려움에도 봉착할 것이다.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김석환의 중용 가능성이 주목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잊힐 수 있는 또 한 명의 좌익수 후보가 떠오른다.
베테랑 나지완이다. 팀 사정상 좌익수를 맡지 못하면 주전으로 뛰기 쉽지 않다.
지명타자는 'FA 147억원 사나이' 최형우의 땅이다.
나지완은 2021시즌 옆구리 부상 및 부진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31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0.160에 단 1개의 홈런도 치지 못했다. 통산 1471경기, 221홈런을 자랑하는 베테랑
거포로선 충격적인 결과였다. 당연히 시즌 후 FA 자격을 얻고도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다.
나지완도 이번 시범경기 성적이 괜찮았다. 9경기서 20타수 6안타 타율 0.300 1홈런 4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타석 수(21타석)가 넉넉하지 않았지만, 베테랑의 관록은 충분히 보여줬다. 다만,
시범경기를 전체적으로 돌아보면 현 시점에서 나지완은 주전 좌익수 경쟁서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나지완도 아프지 않다면 기회를 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최형우가 수비를 할 때
지명타자로 들어갈 수 있다. 김석환이 부침을 겪으면 언제든 좌익수 혹은 대타로 출전 가능하다.
또한, 김석환은 좌익수 뿐 아니라 1루수로도 출전 가능하다. 황대인 대신 1루수로 들어가면
나지완이 좌익수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나지완 역시 KIA에 부족한 장타력을 메워줄 수 있는 요긴한 카드다.
결국 나지완으로선 기회를 잡을 때마다 임팩트 있는 한 방을 날려 김종국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는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도 FA 재수 시즌이라 의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만37세로
적지 않은 나이. 김석환의 등장과 함께 험난하지만, 뭔가 보여줘야 할 시즌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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