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뉴 사직구장’

- 중앙 담장까지 118ｍ→120.5ｍ

- 익사이팅 존 자리엔 불펜장 들어서

- 외야전광판 아래는 트램펄린 설치

- 새 구장 효과 시범경기 홈런 격감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을 앞두고 홈구장인 사직야구장의 외야 확장 공사를 단행했다.

 외야를 넓히고 펜스를 높여 그동안 타자 친화적이었던 구장을 투수 친화적으로 변화시켰다.

■외야 넓어지고 펜스 높아지고

롯데는 지난해 12월부터 대대적인 홈구장 개선 공사를 시작했다. 

홈 플레이트를 백스톱(포수 뒤쪽 본부석 앞 그물망) 쪽으로 2.884ｍ 당겼다.

 자연히 담장까지의 거리는 멀어졌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중앙 담장까지의 거리가 기존

 118ｍ에서 120.5ｍ로 2.5ｍ 늘어났다. 좌우는 각 95ｍ에서 95.8ｍ로 확대됐다.

담장만 멀어진 것이 아니라 담장 펜스도 4.8ｍ에서 6ｍ로 더 높아졌다. 

지난 시즌까지 가까스로 담장을 넘기던 타구들은 올해부터 펜스에 맞는 타구가 된다.

투수 입장에서는 외야가 넓어지고 펜스가 높아진 만큼 피홈런 부담을 덜 수 있다.

투수와 포수는 폭투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예전에는 공이 포수 뒤로 빠지면 백스톱까지 거리가 

멀어 누상에 있던 주자가 많게는 두 베이스까지 진루할 수 있었지만 그 가능성이 확 줄어든 셈이다. 

롯데는 2019시즌(103개)과 지난 시즌(102개) 리그에서 폭투가 가장 많았다.

관중석에도 변화가 있다. 이번 리모델링 공사로 1루와 3루 쪽에 있던 익사이팅 존이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 투수 불펜장이 마련됐다. 관중석 바로 앞에 불펜장이 들어서면서 관중들은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위치에서 선수들이 몸 푸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홈과 원정 더그아웃도 구장 쪽으로

 확대돼 넓어졌다. 더그아웃과 필드가 가까워지면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 소통도 이전에 비해 개선됐다.

어린이 관중을 위한 놀이공간도 새로 만들었다. 롯데는 외야 전광판 아래 공간에 폭 5ｍ, 

길이 15ｍ 크기의 대형 트램펄린을 설치했다. 야구 경기가 많게는 3시간 이상씩 

진행되다 보니 부모와 동반해 입장한 아이들이 지루함을 달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뉴 사직 1호 홈런 주인공은.

시범경기에서부터 변화된 구장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홈런이 줄었다. 

롯데 타선은 사직야구장에서 치른 9번의 시범경기에서 단 하나의 홈런도 치지 못했다. 

원정 팀들은 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롯데는 홈구장이 아닌 지난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김민수가 시범경기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동안 사직구장은 홈런이 많이 나오는 야구장이었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사직야구장의 

8년 평균 홈런 파크 팩터는 1085다. 파크 팩터는 구장이 타자 타격에 미치는 성향을 나타낸 지표다. 

1000 이상이면 타자 친화 구장, 1000 이하면 투수 친화 구장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외야를 넓히고 펜스를 높이면서 시범경기에서는 지난해 같으면 홈런이 됐을 타구가 

2루타나 3루타가 되는 장면이 자주 발생했다. 지난 1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9회 말 롯데 지시완이

 친 타구는 외야로 쭉쭉 뻗어나가면서 홈런이 되는 듯 했지만 높아진 펜스 철장에 맞고 떨어져 2루타가 됐다. 

지난 시즌 같았으면 담장을 넘어갔을 타구다. 이제는 발사각을 높인 

정확한 타격이라야 확실한 홈런이 될 수 있게 변했다.

이 때문에 누가 새로 바뀐 사직구장에서 정규리그 첫 홈런을 기록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시범경기 첫 팀 홈런을 쏘아 올린 김민수를 비롯해 팀 대표 거포인 이대호와 한동희 

그리고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 등 장타력을 갖춘 선수가 많아 홈런은 시간문제이기도 하다.

바뀐 구장에서 투수들은 효과를 보고 있다. 

외야가 넓어진 만큼 뜬공으로 타자를 잡기 수월해졌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롯데는 사직구장에서 5개의 피홈런만 허용했다.

박세웅이나 김도규처럼 하이 패스트볼을 잘 구사하는 유형의 투수들에게 유리해졌다. 

박세웅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시범경기 내내 호투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실제로 위에서 바라보니

 확실히 바뀐 게 체감된다. 잠실 야구장과 비슷한 것 같다”며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베이스러닝과 송구 릴레이 등 바뀐 구장에 맞는 연습으로 홈 이점을 잘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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