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이유가 궁금해진다. 토트넘 훗스퍼에서 부진하던
스티븐 베르바인이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는 또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베르바인이 속한 네덜란드는 30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독일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네덜란드는 지난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4-2 승리를 거둔 후 A매치 무패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베르바인이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베르바인은 지난 덴마크전에서도 멀티골을 뽑아냈다.
그리고 이날 독일과의 경기에서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네덜란드를 위기에서 건져 올렸다.
베르바인은 후반 13분 투입되고 나서 10분 후 바로 골을 만들어냈다.
프렌키 더 용이 박스 안쪽으로 침투하는 덴젤 둠프리스에게 롱패스를
찍어 차줬고 떨어진 공을 베르바인이 호쾌한 슛으로 마무리했다.
베르바인은 토트넘에서는 계륵과 같은 존재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화려한 신고식을 알렸지만, 이번 시즌 그는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손흥민, 해리 케인, 데얀 쿨루셉스키를 주전
3톱으로 기용하며 베르바인은 간간히 교체투입될 뿐이다.
지난 레스터 시티전 극적인 역전골로 팀의 귀중한
승점 3점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베르바인은 토트넘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팀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에 베르바인은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계정에
먼지가 쌓인 슈퍼카 사진을 올리며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누군가 알아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라는
글을 쓰며 의미심장한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어떻게 소속팀에만 오면 잘하는 걸까.
전술적인 이유다. 토트넘은 현재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EPL)의 중상위권 혹은 상위권 팀들에 비해 중원 스쿼드가 매우 약한 편이다.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에만
의존하고 있어 공수 연결고리가 매끄럽지 못하다.
두 선수가 과부하가 걸리는 날이면 토트넘은 후방에서 에릭 다이어의 롱패스,
케인이나 손흥민의 뒷공간 침투에 의존해야 하고 사실상
모든 공격은 케인과 손흥민이 거의 만들어가야 한다.
베르바인은 이 둘처럼 중원에서부터 만들어가는 공격 작업에 익숙하지 않다.
따라서 투입될 경우 애매한 역할을 부여받기 마련이다. 공격에만 집중하고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데만 집중해야 하지만, 토트넘에서 그는 너무 많은 역할을 부여받는다.
하지만 네덜란드에서는 다르다. 그는 최전방 멤피스 데파이와 함께 해결에만 집중한다.
토트넘에 비해 네덜란드 코어 라인에는 프렌키 더 용을 비롯해 버질 반 다이크, 마타이스 더
리흐트 등 빌드업에 능한 수비진들도 버티고 있어 공수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베르바인은 대표팀에서는 득점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최근 다른 클럽들과의 이적설도 나돌고 있다. AC 밀란이 그를 노린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으며 네덜란드 복귀설도 돌고 있다. 그가 토트넘에서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기 위해서는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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