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를 주관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야구인으로는 최초로 수장을 맡은 허구연 신임 총재가 취임했다.
40년 동안 해설위원으로 활약한 입심을 자랑하는 허 총재는
행정에서도 강한 총재가 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허 총재는 2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오는 2023년
12월 31일까지 임기 동안 KBO 리그의 발전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허 총재는 중도 사임한 정지택 전 총재의 잔여 임기를 채운다.
일단 허 총재는 임기 중 3대 핵심 과제를 내놨다. ▲'팬 퍼스트(팬 우선주의)'
▲규제 완화와 인프라 개선 ▲대표팀 국제 경쟁력 강화 등이다.
먼저 허 총재는 "현재 팬들과 2030 세대를 포괄하는 MZ 세대 위원회를 창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1990년 미국 토론토 산하 마이너리그 코치 시절 일화도 들려줬다. 허 총재는 "경기 후 샤워를
하고 귀가하려던 선수가 줄을 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기 위해 아내에게
'30분~1시간 늦을 것'이라고 연락한 뒤 끝까지 해주더라"면서 "우리 선수들도 이런 점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허 총재는 "국내 프로 스포츠 산업이 성장하는 데 각종 규제가 저해 요소로
작용했다"고 짚은 뒤 "야구 센터 건립, 2군 선수단과 초·중·고 선수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축 대전구장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의 잡음이 일고
있는 데 대해 허 총재는 "지자체가 야구단의 소중함을 모르면 연고지를
떠나야 한다"면서 "총재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강경 자세를 보였다.
국제 경쟁력 강화에 대해 허 총재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대표팀 경쟁력은 점점
떨어졌다"면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한일전과 같은 A매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우승했지만 4강에서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내려간 이후 이겼다"면서 "자아도취에서 벗어나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봐야 한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야구 저변 확대와 관련해서도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허 총재는 "인프라가 갖춰져야 학생 선수들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데 우리 야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초중고 및 대학
교정에 야구장이 없어 차를 타고 다니면 훈련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허 총재는 "학습권 보장도 좋지만 야간 훈련을 위한 조명 시설 등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도 얘기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이 개선돼야 좋은 선수가 나온다"면서 "현재 어린 선수들이
야구 과외를 받는데 돈 없는 어린이가 힘든 구조를 방치하면 안 된다"고 덧붙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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