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0번째 개막전 선발투수의 기회를 까마득한 후배에게 내주게 된 

클레이튼 커쇼(34·LA 다저스)가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미국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의 빌 플런킷은 29일(한국시간) LA 다저스의 2022시즌

개막전 선발의 영광을 워커 뷸러(28)에게 내준 커쇼의 심경을 소개했다.

앞서 데이브 로버츠(50) 다저스 감독은 지난 25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개막전에 등판한 선발투수는 

뷸러"라고 발표했다. 올해 빅리그 6년 차를 맞이하는 뷸러는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전에 선발 출격하게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커쇼에게 이목이 쏠렸다. 

14시즌 통산 185승 84패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한 그는 오랜 시간 다저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덕분에 커쇼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1시즌 중 무려 9차례나 개막 선발로 낙점됐다.

미리 예고됐다가 부상으로 경기 직전 교체된 2020년까지 포함하면 두 자릿수로 넘어간다. 

그 기간 커쇼의 개막전 선발 자리를 빼앗은 것은 사실상 2019년의 류현진(35·토론토)이 유일하다.

자칫 의기소침해질 수도 있지만 베테랑은 역시 달랐다. 커쇼는 "뷸러는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앞선 시즌에서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며 경쟁자에게 칭찬을 남겼다. 

"몇 년 동안 잘했다"고 말한 커쇼는 "난 그(뷸러)가 자랑스럽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커쇼의 극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뷸러가) 5일마다 투구를 하면서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그는 "뷸러의 투구를 보는 건 재밌다"고 이야기했다.

커쇼의 말처럼 뷸러는 데뷔 후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0시즌 손가락 물집으로 인해 

8경기 등판에 그쳤던 뷸러는 지난해 16승 4패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까지 경쟁을 펼친 끝에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커쇼는 이제 냉정하게 '지는 해'에 가깝다. 통산 3번의 사이영상을 손에 

거머쥔 그는 지난해 데뷔시즌 이후 최악인 3.5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물론 이 기록도 다른 투수들에 비하면 나은 수준이지만 커쇼의 이름값에는 못 미치는 내용이다.

한편 이날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한 커쇼는 4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 말 선두타자 카슨 켈리(28)에게 안타를 맞은 걸

 제외하면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은 깔끔한 피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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