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쟁이TV에서 프리미어리그 생중계 - 야구 전문가 출신 KBO총재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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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쟁이TV에서 프리미어리그 생중계 - 야구 전문가 출신 KBO총재 성공할 수 있을까

토쟁이티비 0 531 2022.03.26 12:24

허구연 MBC 야구 해설위원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수장이 됐다. 

KBO는 지난 3월 25일 서면 표결을 통해 구단주 총회 만장일치로 

허구연 위원을 제24대 총재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허구연 총재는 자타가 공인하는 '정통 야구인'이다. 경남고-고려대-실업 한일은행을 거치며 

선수 생활을 보냈고,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MBC에서 해설위원으로 활약해왔다.

 1985년에는 당시 역대 최연소(34세)로 프로야구 청보 핀토스의 사령탑을 역임하기도 했다. 

다만 감독으로서는 성적 부진으로 1986년 부임 첫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일찍 물러났다. 

이후 롯데 자이언츠 코치, 토론토 블루제이스 마이너리그 

코치 등을 역임한 후 1991년부터 다시 방송 해설로 돌아왔다.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 대한야구협회 이사, KBO 규칙위원장, 기술위 부위원장, 야구발전위원장, 

아시아야구연맹 기술위원회 위원장, KBO 총재 고문직 등을 맡으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프로야구 10구단 체제에서도 NC와 kt의 창단을 이끌어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야구의 열악한 '인프라'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허프라' '돔구연(돔구장+허구연)'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잠실야구장의 열악한 원정 라커룸, 돔구장의 필요성, 유소년 야구에 대한 투자, 

팬퍼스트 마인드 등 허구연의 문제제기로 공론화가 이루어지는 데 큰 영향을 미친 사안들이 많다. 

일본 문화의 잔재로 무분별하게 일본식 야구용어를 국문 용어로 바로잡는 데도 기여했다.

 

허구연 총재는 올드 야구 팬들에게는 한국야구의 전체 역사를 함께해온 '국민해설가'이자, 

젊은 세대들에게는 한국야구 발전을 위한 다양한 담론을 제시해온

 '어른'으로서 야구계 안팎에서 많은 존경을 받아왔다.

 

그간 KBO 총재는 정치권과 경제계 고위 인사들이 돌아가면서 맡아왔다. 야구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나름의 업적을 남긴 총재들도 있었지만, 잠깐 머물렀다가 지나가는 자리 정도에 그친 인물들도 많았다. 

순수 체육인 출신 출신의 전문가가 KBO의 수장 자리에 오른 것은 허구연 총재가 사상 처음이다.

 

야구계는 허구연의 추대 소식이 알려지지마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낸 바 있다. 한국프로야구 

선수협과 일구회, 은퇴선수협회 등이 모두 허구연 신임 총재에 대한 지지의사를 드러냈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야구계에서 확고한 인망을 얻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야구계가 허 총재를 지지하는 것은 그가 단지 야구인 출신이라서만이 아니다. 

허 총재가 그간 야구 인프라 개선을 비롯하여 각종 이슈마다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며 프로야구 개혁을 주도할 적임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구연 총재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그가 야구계에 쌓은 해설위원이나 행정 경험은

 주로 '외부자'나 '참모'의 역할에 국한된 것이고 리더로서의 역량은 별개다. 야구계 원로로 꼽히는 

김응용 전 감독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을 맡았던 시절을 비롯하여

 국내에서 체육인들의 협회 수장을 맡았던 경우 대부분 평가는 좋지 못했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구단을 운영하는 대기업들의 입김이 강하고 행정기구의 권능에 한계가 있는 

국내 스포츠 상황에서 해설위원 출신 총재가 야구계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자신만의 리더십과 

조율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허 총재도 "어려운 시기에 중임을 맡게 됐다. 

그래도 우리 한국야구의 발전을 위하여 난제를 풀어가야 하는 게 총재의 역할"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드러냈다.

 

취임과 동시에 허 총재에게 주어진 첫 과제는 역시 강정호와 키움 히어로즈 문제가 꼽힌다. 

히어로즈는 최근 음주운전으로 물이를 일으킨 강정호의 임의해지 복귀를 추진하여 야구계에 

대형폭탄을 던졌다. KBO는 히어로즈의 요청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허구연 총재가 이끌게 

될 후임 집행부에 판단을 떠넘긴 상태다. 허구연 총재는 "규약을 잘 살펴보고 심사숙고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허 총재로서는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간적으로는 야구계 대선배로서 벼랑 끝에 몰린 

후배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자는 데 마냥 매몰차게 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미 전임 집행부에서

 강정호에게 징계 후 복귀의 길을 먼저 열어준 상황에서 후임 KBO 총재가 직권으로 다시 개입할 경우, 

규약 해석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다 임기 시작부터 히어로즈와 불편한 관계가 되는 것을 감수해야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정호의 복귀를 그대로 묵인한다면 허 총재와 KBO가 받게될 타격이 적지 않다. 

허구연 총재가 해설위원 시절 보여줬던 할 말은 하는 쓴 소리 이미지에 무색해지며 결국 '야구인 

총재라서 제 식구 감싸기를 한다'라는 프레임이 형성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팬들의 여론에서 법적 문제까지 모두 걸려있는 만큼 어느 쪽을 선택하든 부담을 감수해야한다.

 

허구연 총재의 취임식은 오는 29일로 예정되어있다. 여기서 강정호 문제에 대한 결론에서부터 차기 

총재로서 KBO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허 총재는 과연 야구인 리더가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증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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