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 달간 10승 14패로 주춤했던 KIA 타이거즈가 5월 17승 8패를 기록하며 7위에서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31일 경기만 남겨둔 가운데 이 경기를 진다 해도 5월 승률 1위는 확정이다.

KIA의 승승장구에는 역대급 화력을 보여주는 타선이 중심에 있다. 5월 한 달간 한 경기 

5득점 이상 낸 게임이 14경기로 10개 팀 중 가장 많다. 2득점 이하는 3경기로 가장 적다.

지난 4월에도 팀 타율 0.261, OPS(출루율+장타율) 0.710으로 리그 1위였지만, 5월에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 KIA의 5월 팀 타율 0.280, 28홈런 138타점 

151득점, OPS 0.812는 2위권과도 확연히 차이 나는 수치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KBO리그 역대 최강 타선에도 슬그머니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제 막 시즌

 3분의 1 지점을 넘어섰을 뿐이지만, 올 시즌 KIA의 wRC+(조정 득점 창출력)는 121.9로 역대

 7위 기록이다. 역대 최고의 타선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2000년 현대의 wRC+ 119.2보다 좋다.

물론 KIA 타선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아직은 중심 타자 역할을 해줘야 할 최형우(39)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적 후 뜨거웠던 포수 박동원(32)의 초반 기세도 온데간데없다. 5월 한 달간 최형우는 

타율 0.203, 2홈런 11타점, OPS 0.653, 박동원은 타율 0.190, 4홈런 7타점, OPS 0.658을

 기록 중이다. 김도영(19)과 박찬호(27)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유격수 포지션도 마찬가지다.

흔히 야구에서 타격은 믿을 것이 못 된다고 한다. 매일 경기에 나서는 타자들에게는 타격 사이클이 

있기 때문. 몇몇 중심 타자들의 저점이 겹치기라도 한다면 답도 없다. 역대급 타선을 향해 나아가는

 KIA에도 저점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그 저점이 크게 걱정되지 

않는 이유는 어떤 상황에서도 제 몫을 해주는 '3번 타자' 나성범(33)의 존재에 있다.

지난 두 달간 나성범은 성적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적으로 받지 못했다. 4월에는 '슈퍼 루키' 

김도영의 부진에 좀 더 초점이 맞춰졌고, 5월에는 타율 0.227(4월)에서 0.412(5월)로 

극적인 반등에 성공한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0)에 모든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시야를 넓혀 시즌 성적을 보면 KIA를 이끄는 것은 결국 나성범이다. 

시즌 초반 아쉽다고 지적받았던 홈런조차 4월 2개→5월 6개로 늘리면서 49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0.330, 8홈런 35타점, OPS 0.970, wRC+ 183.2로 KBO리그 타격 지표 3위 내에 당당히 위치하고 있다.

나성범은 늘 그래왔다. 2013년 NC 소속으로 데뷔한 후 중심 타자로서 온갖 견제를 받으면서도 

꾸준히 제 몫을 해줬다. 통산 타율 3할, OPS 0.9의 기록은 괜한 것이 아니다. 장정석(49) KIA 단장은 

이 점을 믿고 FA 자격 공시 다음 날 곧장 창원으로 날아가 나성범을 가장 먼저 잡았다. 

과감한 변화가 필요했던 새로운 KIA에는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을 소나무 같은 존재가 필요했기 때문. 

그리고 나성범은 KIA의 150억 투자가 아깝지 않은 이유를 지금 이 순간에도 묵묵히 증명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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