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시범경기.
주전 선수들에겐 가볍게 몸 풀며 컨디션을 조절하는 시험 무대다.
하지만 21일 수원 KT전을 앞둔 한화 4번타자 노시환(22)은 달랐다.
경기 전 기도를 할 정도로 간절했다. 상대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때문이었다.
경기 후 노시환은 “쿠에바스한테 약해서 경기 전 국민의례 때
‘잘 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기도가 통한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노시환은 2회 첫 타석부터 홈런을 쳤다. 쿠에바스의 2구째 몸쪽 낮은
148km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시범경기 1호 홈런.
4회에도 중전 안타를 치며 쿠에바스에게 2타수 2안타 완승을 거뒀다.
지난해까지 쿠에바스에게 14타수 1안타 타율 7푼1리 8삼진으로
크게 약했던 노시환에겐 설욕의 무대였다.
쿠에바스가 내려간 뒤에도 노시환의 타격은 멈추지 않았다. 6회 KT 특급 신인 투수
박영현에게 좌월 2루타를 터뜨려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3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노시환은 “컨디션이 정말 좋다. 작년에 다쳤던 부위도 신경 안 써도 될 정도로
아무렇지 않다”며 “타석에서는 내가 해야 할 루틴을 잊어버리지 않으려
신경 쓰면서 한결같이 치려는 생각으로 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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