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을 기대했을 타자의 땅볼 아웃. 서튼 감독은 일주일 가까이 지난 일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 아웃에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함축돼 있다고 했다.

서튼 감독은 20일 KIA전을 앞두고 브리핑에서 올 시즌 타선 구상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오해의 소지 혹은 단편적인 이해를 막고 싶다면서 사례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여기서 등장한 좋은 예가 바로 지난 15일 한화전에서 나온 이대호의 2루수 땅볼이다.

15일 한화전은 롯데가 난타전 끝에 13-12로 이긴 바로 그 경기다.

 수많은 상황이 벌어졌을텐데도 서튼 감독은 이대호의 땅볼에 큰 의미를 뒀다.

롯데가 5-6으로 끌려가던 상황, 무사 2루였다. 이대호는 한화 왼손투수 김기중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를 당겨쳐 파울을 쳤다. 그리고 3구를 가볍게 밀어 2루수 땅볼을 기록했다.

 대주자로 나온 신용수는 이때 3루로 진루한 뒤, 다음 타자 이호연의 적시타에 동점 득점을 올렸다.

서튼 감독은 이대호의 땅볼을 '생산성 있는 아웃'으로 규정했다. 그는 "우리 타자들은 생산성 

있는 아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이대호가 무사 2루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강한 땅볼을 치면서 

주자를 3루로 보냈다. 물론 타점이 최우선이지만, 생산적인 아웃이었다"며 "2스트라이크 전에는 

점을 노려야하지만, 불리한 상황이 되면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타순이 아닌 상황이 타자의 임무를 정한다. 

서튼 감독은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테이블세터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롯데 선수라면 이닝, 점수,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때에 맞게 뭘 해야 하는지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도 확고했다. 서튼 감독은 "1번부터 7번까지는 다른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고 본다. 모두 타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다. 물론 한동희나 이대호에게 기습번트를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운동능력이 뛰어난 다른 선수들은 여러

 작전을 구사할 수 있다"며 달라질 롯데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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