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이고 안정감 있는 외국 선수의 존재는 컸다.

서울 SK는 지난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전주 KCC를 87-66으로 꺾었다. 

38승 11패로 2위 수원 KT(31승 15패)와 5.5게임 차. 

1승만 더하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할 수 있다.

SK는 순항하고 있다. 지금의 기세라면,

 정규리그 1위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

 2012~2013 시즌 이후 9년 만에 감격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SK에 변수가 발생했다. 

국내 선수 1옵션인 김선형(187cm, G)과 외국 

선수 1옵션인 자밀 워니(199cm, C)가 동시에 빠졌기 때문이다. 

두 선수가 한꺼번에 빠졌기에, SK가 느낀 당혹감은 컸다.

그래도 여러 선수들이 두 선수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그렇지만 남은 선수들의 부담이 크다. 특히, 

홀로 뛰어야 하는 리온 윌리엄스(196cm, F)에게 주어진 무게감은 크다.

리온은 한국 농구를 잘 아는 선수다. 이타적이고 성실한 선수다. 

화려하거나 특별한 무기가 없어도, 팀에 큰 힘이 되는 선수다.

 그렇기 때문에, KBL에서 오랜 시간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1986년생인 리온은 한국 나이로 어느덧 37세가 됐다.

 체력 부담이 크고, 워니의 자리를 홀로 채워야 한다. 

공격 활동량이 많은 KCC를 상대로, 끝까지 버티기 쉽지 않다.

전희철 SK 감독도 경기 전 “우리도 모션 오펜스를 하지만, KCC도 마찬가지다. 

우리보다 더 마지막까지 공격 기회를 찾는 팀이다. 

끝까지 수비를 해야 한다”며 팀 전체의 수비 부담감부터 이야기했다.

그 후 “제일 중요한 건 이정현과 라건아의 2대2다. 

뒤에서 도움수비를 해주는 사람의 역할도 중요하다. 

리온이 혼자 버텨야 하는데, 

부담이 갈 수 있을 거다”며 리온의 수비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또, 리온이 있어야, SK가 외곽에서 더 흔들 수 있다. 확실한 빅맨이 있어야, 

팀의 코트 밸런스가 잡히기 때문이다. 전희철 SK 감독 역시 “3점슛 성공 개수와 성공률이 높아졌지만,

 외곽 비중이 너무 높은 감이 있었다. 코트 밸런스를 잡아야 한다”며 코트 밸런스를 강조했다.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된 리온 윌리엄스는 라건아(200cm, C)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계속 내줬다. 

활동량과 스피드 또한 라건아에게 밀렸다. 이는 SK가 경기 시작 5분 동안 3-9로 밀린 핵심 원인이었다.

그러나 묵묵히 버텼다. KCC의 지속적인 2대2와 라건아의 골밑 침투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볼 없는 스크린에 이은 절묘한 골밑 침투로 첫 득점을 해냈다. 

그 후에는 자유투 라인에서 파울 자유투 유도와 점퍼 성공. 

리온이 1쿼터에 5점 2스틸 1리바운드(공격)로 잘 버텼고, SK 또한 17-13으로 우위를 점했다.

2쿼터에도 기본에 입각한 플레이를 했다. 상대의 득점 여부에 상관없이 끝까지 박스 아웃했고, 

스크린으로 국내 볼 핸들러의 득점 기회를 살폈다. 

2쿼터 종료 4분 전에는 공격 실패 후 끝까지 따라가 이정현(189cm, G)의

 단독 속공을 저지하기도 했다. 벤치의 박수를 받는 플레이였다.

리온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내자, 국내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었다. 

코트에 선 모두가 각자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었다. 

속공과 세트 오펜스, 3점과 페인트 존 공격이 조화를 이뤘고,

 SK는 41-26으로 앞섰다. 리온의 힘은 분명 컸다.

리온의 체력이 3쿼터에 급격히 떨어질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많았고, 

라건아와 계속 몸싸움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온의 힘을 받은 국내 선수들이 리온의 부담을 분산했다. 

오히려 돌파와 3점슛, 빠른 패스 등으로 리온에게 힘을 줬다. SK는 3쿼터 종료 4분 36초 전 53-39로 우위 유지.

그러나 리온은 서서히 지쳐갔다. 좀처럼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스크린 속도나 리바운드 참가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고, 몸싸움할 힘도 떨어졌다. 

하지만 꼭 막아야 할 때와 꼭 넣어야 할 때 힘을 냈다. KCC의 공격 실패를 리바운드한 후, 

3쿼터 마지막 공격에서 버저비터를 작렬했다. 덕분에, SK는 62-48로 3쿼터 종료. 분위기도 한결 나아졌다.

리온이 끝까지 투혼을 발휘했다. 국내 선수의 화력이 폭발했다. 2~3쿼터와 같은 패턴. 

그러나 화력의 정도가 달랐다. SK는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했고,

리온은 그제서야 쉴 수 있었다. 36분 51초 만에 벤치로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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