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고하게 굳어진 줄 알았던 한화 내야진이 격동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야 전향을 선언했던
'만능 멀티맨' 김태연(25)이 2루수와 3루수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그의 활용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2 KBO 시범경기에서 8-1 완승을 거뒀다.
김태연의 활약이 빛났다. 덕수중-야탑고를 졸업한 김태연은 2016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59순위 지명을 받은 뒤 2017년 한화에 입단했다. 2017년 12경기, 2018년 24경기, 2019년 9경기를
각각 소화한 그는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53경기서
타율 0.301(227타수 60안타) 38타점 4홈런으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태연은 원래 3루수가 주 포지션이다. 하지만 한화의 3루에는 '거포' 노시환이 버티고 있다.
김태연과 노시환을 동시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김태연의 포지션 변경이 불가피했다.
이에 김태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야수로 변신, 스프링캠프에서 외야 수비 연습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김태연은 시범경기에서 내야수로도 출전하고 있다. 전날(18일) 창원 NC전에서는 2루수로
선발 출장해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14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으며,
지명타자로도 나서고 있다. 실책은 아직까지 단 1개도 기록하지 않았다.
수비가 그 정도로 좋았다는 뜻이다.
원래 강점인 공격 쪽에서도 계속해서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시범경기 6경기 동안 타율
0.353(17타수 6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서도 김태연은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 2타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특히 경기 초반 수비가 돋보였다. 1회에는 선두타자 이용규의 땅볼 타구를 무난히 처리한 뒤
2회 1사 1루에서는 김주형의 타구를 더블플레이로 연결하는 안정감을 보여줬다.
또 3회 역시 선두타자 김준완의 땅볼 타구를 잘 잡아내며 선발로 나선 카펜터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김태연의 좋은 수비가 이어지자 카펜터는 김태연의 수비 후 그를 향해 향해 무언가 짧은 말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카펜터는 경기 후 "좋은 수비를 펼쳤다는 칭찬을 해줬다.
또 감독님의 주문대로 공격적으로 수비를 펼치면서 결과를 만드려고 노력한 부분에 대해 칭찬했다"고 전했다.
만약 아직 익숙하지 않은 외야보다 3루에서 김태연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노시환이 1루로
이동하는 그림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날도 노시환은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사령탑인 수베로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향후 김태연의 활용법에 대해 "올 시즌에 돌입하면 대부분 외야수로 소화하겠지만,
내야에 급하게 공백이 생긴다면 대체 자원 1순위"라고 믿음을 보였다.
이어 "김태연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1루와 2루, 3루, 그리고 외야까지 볼 수 있는 선수다.
라인업 구상에 있어 활용폭을 넓고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역할을 기대한다.
내야에 주전들의 부상이 있을 경우, 대체할 수 있는 1순위라 평가한다"며 강한 신뢰를 보냈다.
팀 내에서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아진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다.
공격은 물론 수비 쪽에서도 김태연의 올 시즌 활약에 한화 팬들의 기대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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