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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쟁이티비 0 511 2022.03.19 09:55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대상 시상식 때 일이다. 

김지현(31)과 장은수(24)는 나란히 눈부신 드레스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받았다. 

김지현은 당시 시즌 3승을 올리며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오지현, 이지현과 우승을 번갈아 하면서 ‘지현 천하’라는 말까지 나오던 시절이었다. 

장은수는 동갑내기 박민지를 제치고 평생 한 번 뿐인 신인상을 타이틀을 안은 뒤 눈물까지 쏟았다.


다음달 개막하는 KLPGA투어 2022시즌을 앞둔 

김지현과 장은수는 화려한 과거 기억은 이미 지운지 오래인 듯 했다. 

18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CC에서 창단식을 가진 신생 대보건설 

골프단과 스폰서 계약을 마친 두 선수는 절치부심하며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모든 아이언 샷을 5m 이내에”


김지현과 장은수는 누구보다 새 시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김지현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가 겹쳐 2019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통산 5승을 달성한 후 3년 가까이 우승과 거리가 멀어졌다. 

신인왕 등극 후 꾸준히 안정된 성적을 내던

 장은수는 2020시즌 상금 랭킹 64위에 처져 정규투어 시드를 놓쳤다. 

2017년 KLPGA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강등의 충격을 받은

 장은수는 지난해 드림(2부)투어 상금 랭킹 3위에 올라 정규투어 자격을 회복했다.


김지현은 두 달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팜스프링에서 동계훈련을 가졌다. 

오전 라운드(9홀 또는 18홀), 오후 연습장(샷 또는 쇼트게임), 저녁 체력 운동을 반복하는 일정을 주 6회 소화했다.

 김지현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시즌 때와 비슷한 스케줄로 생활하려 

했다”며 “내 장점인 아이언 샷을 모두 5m 이내 붙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해마다 1승씩을 목표로 삼은 김지현은 그 첫 단계로 모든 대회 톱10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대보건설이 주최하는 ‘대보 하우스디 오픈’을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꼽고 싶어요. 한화클래식 우승도 꿈꾸고 있습니다.”


●“강도 높은 체력훈련은 부상도 예방”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김지현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보다 체력 보강에 주력했다. 

“체력 운동은 시즌 중에도 그렇지만 시즌 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체 밸런스가 깨지지 않도록 전담 트레이너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어요.”


어깨나 손목 등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으며 연습 전후와 라운드 전후 운동도 빼놓지 않았다. 

고무줄이나 공 등 소도구를 활용해 몸의 균형을 잡고, 스트레칭으로 몸에 쌓인 피로를 풀었다.


초등학교 때 쇼트트랙 선수를 했던 김지현은 고되고

 지루한 근력 운동이 몸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때 고된 스케줄에 따른 체중 감소를 막기 위해 닭 가슴살, 고구마, 감자, 

파스타 등 단백질과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으로 하루에 5끼니를 먹는 식이요법도 병행하기도 했다.


●“오랜 경험은 30대 챔피언을 향한 밑거름”


김지현은 투어 입문 후 CJ와 6년, 한화와 6년 장기 계약을 한 뒤 대보건설과 새 인연을 맺었다. 

김지현은 “후원사가 있기 때문에 지금 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보건설은 

처음 골프단을 결성한 만큼 내외부적으로 갖는 기대가 클 것이다. 

거기에 부응하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은 “뛰어난 기량과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 대한민국 골프 발전에 

기여하고 더불어 회사도 함께 성장하는 ‘윈윈’의 결과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골프단 창단을

 계기로 회사의 위상도 높이고 그린콘서트로 대표되는 

대보그룹의 자선문화와 나눔의 철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KLPGA투어에서 30대 챔피언은 맥콜 모나파크오픈 우승자인 김해림(당시 32세)이 유일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에서는 서른 줄에 접어든 선수는 노장 취급을 받기 일쑤다. 

어린 선수들이 워낙 잘 치다 보니 고참 선수들은 부담감에 시달리며 오히려 경기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올해 31세가 된 김지현도 예외는 아니었다. 잘 쳐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더 안 풀렸던 것 같았다는 게 그의 설명.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훈련에 전념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지현은 “엄청나게 장타를 치는 후배들이 많다. 그래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로 여러 상황을 판단하고,

 가장 가능성이 높은 샷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은 내 장점이 아닐까 싶다”며 “해야 할 것을 하며 기다리다 보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순간이 찾아올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열 SBS골프 해설위원은 “현실적으로 

받아드릴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받아드리고 편하게 시즌을 시작한다면 좋을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지현은 투어 데뷔 후 10년 넘게 캘러웨이 클럽만 사용하고 있다. 그는 “캘러웨이의 클럽과 

기술을 믿기 때문에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때까지 함께 할 것 같다”고 신뢰감을 드러냈다.


드라이버 정확도에 집중하고 있는 김지현은 해마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좋아지고 있다. 

2019년 28위(77.9%)에서 2020년 14위(81.6%)로 향상됐고 지난해에는 6위(81.6981%)였다. 

캘러웨이 피팅팀에 따르면 김지현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볼 스트라이킹을 지향한다. 

스윙 스피드의 에너지가 공에 잘 전달되는지를 따지는 에너지 전달율에서 KLPGA투어 최상위권이라는

 게 캘러웨이 측의 설명이다. 아이언 샤프트는 다소 무게감이 있는 NS pro

 950(95g) 샤프트를 선택해 일관성과 그린 적중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지현은 “팬들의 응원에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기에 많은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며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평생 팬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실력과 인성을 갖춘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과거와 다른 장은수 보여드릴게요.”


호랑이 띠인 장은수는 1월 17일부터 2월 28일까지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그는 “코로나로 작년에는 국내에 머물렀기에 이번 해외 전지훈련은 매우 오랜만에 다녀온 

느낌이 들었다”며 “올해는 골프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시즌이라 그 어느 때 보다 진지했고 샷 

연습과 체력훈련까지 모든 것에 더 많이 공을 들였다”고 했다. 

비거리 증대와 아이언 샷 위주의 훈련 과정을 거쳤다.


성적 부진으로 드림투어로 밀려났을 때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드림투어에 처음 갔을 때는 의기소침해졌고 예민해졌어요. 

하지만 막상 시즌에 돌입하고 나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다시 

나만의 골프를 찾고 자신감을 되찾는데 만 집중했습니다.”


시련은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장은수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골프에 대한 새로운 마음가짐을 찾았다. 

2022년 정규투어에서 과거의 장은수와 다른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 준 값진 시간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은수는 KLPGA투어 통산 102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아직 투어에서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기에 이번 시즌 첫 승 갈증부터 풀고 싶다.

 “새로 창단한 골프단에서 같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돼 큰 영광이에요. 

아직 정규투어 우승이 없는데도 저를 믿고 후원해 

준 대보건설과 함께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싶어요.

” 지난해 드림투어 2차전에서 6차 연장 끝에 정상에 오르며 근성과 함께 

결정적인 고비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클러치 능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도 들었다.


김재열 해설위원은 “장은수 프로는 절박함을 느꼈기 때문에 독해졌을 것이다. 

드림투어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골프를 이해하는 정도가 넓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은수는 “정규투어와 드림투어는 대회 코스 상태에서부터 많은 차이가 있었다. 

후원 계약 문제 등에서도 냉정한 현실을 느꼈다. 정규투어에 복귀해 항상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 늘 떳떳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보그룹 홈페이지에 나오는 회사 경영지침은 ‘지금 처한 곳에서 최선을 다하자’와

 ‘남과 같이 해서는 남 이상 될 수 없다.’ ‘러프’와 ‘해저드’를 뚫고 

부활을 꿈꾸는 김지현과 장은수도 가슴에 새길 만한 문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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