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은 최근 상당히 큰 변화를 시도했다.
AFC 챔피언스리그(ACL) 방식과 외국인선수 보유 규정의 개편이다.
가을에 조별리그를 시작해 이듬해 봄 토너먼트를 치르는 ‘추춘제’ 형태로 전환한다.
2023~2024시즌부터다. 팀당 출전 가능한 외국인선수 보유한도도 확대했다.
국적을 불문하고 3명에다 AFC 회원국 국적의 1명을 보태 ‘3+1’로 운영했지만, 앞으로는 ‘5+1’로 늘어난다.
‘추춘제’와 마찬가지로 외인 쿼터의 확대도 중동의 입김이 반영된 결과다.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정적 고충이 상당한 AFC는 막대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꾸준히 국제대회를 개최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서아시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일부 중동국가들은 5+2까지 외인 쿼터를 확대해달라고 요구했으나,
AFC 경기위원회와 집행위원회가 5+1을 최종 결정했다고 알려진다.
실제로 사우디는 이미 7명까지 보유할 수 있고,
카타르는 3+1에 범아랍권 선수 1명을 추가한 상태다.
일부 동아시아 회원국들도 이미 쿼터를 늘린 상태다.
일본 J리그는 총 8명 보유에 5명 출전 규정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중국 슈퍼리그는 아시아쿼터를 따로 두지 않고 외국인선수를 5명씩 보유할 수 있게 했다.
반면 K리그는 ACL 현행 규정에 맞춰 3+1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여기에 마케팅 및 흥행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동남아시아(아세안) 선수 1명을 추가로 보유할 수 있는데,
딱히 적극적이진 않다. 이런 분위기에서 5+1 확대라는 엄청난 변수가 생긴 것이다.
냉정히 말해 당장 쿼터를 확대하는 작업은 어려워 보인다.
대부분의 K리그 팀들은 재정구조가 안정적이지 않다.
여전히 모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의존하는 클럽이 적지 않고,
새 시즌 유니폼 판매량 1만 장을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이 일본,
중국 등에 비해 작은 편이라 독자적 수익 창출은 어렵다.
그렇다보니 현행 3+1마저 채우지 못하는 팀들이 즐비한데,
쿼터를 늘리자고 선뜻 제안할 수 없다.
일각에선 ACL 출전팀들에 한해 5+1 운영을 허용하자는 목소리도 있으나,
K리그에 적용하자니 형평성에 대한 우려가 있고,
ACL만으로 한정하려니 선뜻 큰 투자를 감행하기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차원에서 ‘효율경영’을 줄기차게 강조하는 현 시점에선 더욱 그렇다.
하지만 마냥 두 손 놓고 추이를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큰 변화에 제대로 발맞추지 못하면 자칫 퇴보할 수 있다.
투지와 의지만으로 아시아 정복을 이루기는 어렵다.
딱히 환영받지 못하는 아세안 쿼터보다는 AFC 회원국 선수로 확대하는
‘3+2’처럼 좀더 현실적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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