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챔피언들이 묵혀왔던 마음의 병을 털어놓고 있습니다. 도쿄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수니사 리는 "모두를 속이고 있는 것만 같다"면서 '가면 증후군'을 고백했습니다.
< 기계체조 여자 개인종합 결승|2020 도쿄올림픽 >
이단평행봉 사이를 다람쥐처럼 날아다니다가 완벽하게 착지하는 수니사 리.
뒤로 세 바퀴를 도는 곳이 폭 10㎝ 평균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낸 열여덟 살 수니사는
단번에 미국 여자 체조의 새 얼굴로 떠올랐습니다.
[수니사 리/미국 체조 대표팀 : 여기까지 올 거라고 생각 못 했어요. 믿기지 않네요.]
가는 곳마다 엄청난 관심과 응원이 뒤따랐고, 고향인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선 '수니사의 날'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지나온 일곱 달, 용기와 자신감으로 가득 차도 모자란 시간일 줄 알았는데,
실은 불안과 두려움 속에 보냈다고 털어놨습니다.
'내가 금메달을 딸 자격이 있을까' 이뤄낸 업적을 자신있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가면 증후군을 겪고 있단 겁니다.
수니사는 매일 작은 목표를 세워 성취하고,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일기를 쓰며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수니사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이 선수는
앞서 비슷한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리우 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따면서 모두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미국의 '체조여제' 시몬 바일스.
도쿄에선 금메달을 모조리 휩쓸 줄 알았는데, 첫 종목인 도마 경기를 마친 뒤,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기권했습니다.
[시몬 바일스/미국 체조 대표팀 : 정신건강을 먼저 생각하려고 해요. 스포츠를 즐길 수가
없고 원하는 만큼 잘되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공중에서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현상, '트위스티'를 겪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와 스키여제 린지 본 역시 선수 시절 우울증을 겪었다고 밝히면서 최고의
선수들 또한 극심한 정신적 압박과 싸우는 사람임을,
이들의 신체적 건강만큼이나 마음의 건강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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