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세일(33·보스턴)은 리그를 대표하는 탈삼진 머신이다. 통산 9이닝당 탈삼진 

개수가 무려 11.1개에 이른다. 그런 능력을 앞세워 메이저리그 11년 동안 114승을 기록했다.

보스턴 이적 후 첫 시즌인 2017년에는 308개의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2012년 이후 7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고,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매년 6위 안에 든 원동력이었다. 

보스턴은 세일의 그런 능력이 조금 더 오래 갈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2020년 시즌을 앞두고 5년 총액

 1억4500만 달러(약 1761억 원) 계약서를 내밀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계약 이후 세일이 자취를 감췄다. 팔꿈치 수술 탓이었다.

 장기 계약에 사인하자마자 팔꿈치에 탈이 났고, 2020년 시즌을 

모두 날린 것은 물론 2021년 시즌 중반까지도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세일의 2년간 연봉은 6000만 달러.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1110만 달러만 받은 것을

 고려해도 4110만 달러(약 50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2년간 던진 이닝은 42⅔이닝에 불과했다.

그래도 팔꿈치 수술만 잘 됐다면 보스턴은 남은 기간 동안 투자 원금을 상당수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뜻대로 잘 안 된다. 이번에는 갈비뼈 부상이다.

보스턴은 16일(한국시간) 세일이 오른쪽 갈비뼈

피로 골절로 개막전 출전이 불발됐다고 밝혔다.

 당분간은 공을 잡는 게 불가능하다. 현지 언론들은 "공을 다시 잡는 

데까지 며칠이 아니라,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4월에 다시 투구를 한다고 해도 투구 수를 끌어올리는 단계가 필요하고, 

그렇다면 개막 첫 1~2달을 그대로 날릴 수도 있다. 투구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분위인 만큼

 신중한 재활도 요구된다. 30대 초반, 즉 세일의 전성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보스턴의 투자 또한 점점 패색이 짙어지고 있다.

탬파베이가 건재하고, 토론토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세일의 

이탈은 보스턴에게도 큰 타격이다. 네이선 이볼디가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맡는 

것으로 내정된 가운데 새로 영입한 베테랑 리치 힐의 중요성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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