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우려던 중국이 골키퍼까지 지워버렸다.
중국의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갖고 있는 아이치이 스포츠(iQiyi Sports)는 14일(한국시간) 오전
1시 30분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아스널과 레스터시티의 경기 도중
경기장 LED 광고판에 우크라이나 연대 광고가 표시되자 이를 블러 처리로 가렸다.
이에 광고판 앞에 서 있던 골키퍼마저 화면에서 사라졌다.
EPL은 러시아의 침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의 표시로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열린 모든 경기에서
우크라이나 국기 색을 배경으로 ‘FOOTBALL STANDS TOGETHER(축구가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LED 광고판에 띄웠다. 각 팀의 주장들은 우크라이나 국기 색상의 완장을 차고 경기에 출전했고,
킥오프 전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를 보내는 시간을 가졌다.
중국 정부는 EPL의 결정을 ‘정치적 제스처’라고 비판했고, 아이치이 스포츠는 EPL의 우크라이나 연대
캠패인 기간 중국에서의 경기 중계를 중단했다. 중국에서의 EPL 중계는 지난 10일에야 재개됐다.
캠페인은 끝났지만 여전한 연대의 의미로 14일 경기 도중 광고가 표시됐다.
후반 13분, 아스널의 페널티킥 상황에서 방송 사고가 벌어졌다. 아이치이 스포츠는 블러 처리로
광고판을 지워버렸다. 아스널의 득점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레스터의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35)이 화면에서 지워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발생했다.
2019년에도 중국은 자국 비판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EPL 경기 중계를 중단한 전적이 있다.
당시 아스널 주장이었던 메수트 외질(33)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자 중국 관영 CCTV는 아스널의
EPL 경기 생중계를 취소하고 다른 녹화 경기를 방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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