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풀뿌리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도자가 있다.
의정부광동 U18팀을 이끌고 있는 양현정 감독이다.
2008년 K리그 전 구단에 연령별 유스팀(U15, U18) 운영이 의무화가 된 후
우수선수 유스팀 쏠림 현상으로 일반 고등학교 팀은 상대적으로 약한 이미지를 풍겨왔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현재 일반 고등학교팀 수준도 크게 향상되어 K리그 유스팀과 대등한 위치에 와 있다.
이런 현실에서 고교축구 강자로 거듭난 일반 학교가 있어 주목을 끈다.
그 주인공의 팀은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에 위치한 의정부광동 U18(이하 ‘의정부광동’) 이다.
지난해 총 15번의 전국 고등학교 축구 대회 중 의정부광동은 전북 군산에서 펼쳐진 금석배
대회에서 8강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올해 경남 고성서 열린
'제44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마침내 우승 팀으로 거듭났다.
의정부광동은 2017년 12월에 의정부시에서 최초로 창단한 고등학교 축구팀이다. 당시 의정부 내에
있는 중학교 선수들은 지역 고등학교 팀이 없어 다른 지역으로 진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창단한 소금
같은 존재의 팀이다. 팀의 초대 감독이자 햇수로 5년 동안 팀을 이끌고 있는
양현정 감독에게 이번 대회와 의정부광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창단 5년 만에 일군 우승인데 소감은?
▲ 대회 끝난 이후로 계속 이야기 한 부분이지만 매우 기쁘다. 지금은 시간이 조금 흘러 무덤덤하고
다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경험치가
쌓였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올해 남아있는 두 대회 중 한 번 더 우승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 이번 대회에서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용인덕영 U18,
인천대건고 등 쟁쟁한 우승 후보들을 연달아 격파했는데?
▲ 동계훈련을 하면서 평택 진위FC, 성균관대, 배재대, 단국대 등 강팀들과의 연습경기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경쟁력이 있다는 부분을 느꼈고 결과적으로 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우리만의 장점을 살리는 플랜을 만들었다. 예선전에 붙은 팀들이 모두 잘하는 팀들이어서
평상시보다 준비를 더 많이 했다. 선수들에게 강조했던 부분은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긴장 많이 하고
컨디션이 안 좋으면 실수한다. 진짜 시험 보는 무대이고 너희를 선보일 수 있는 곳이니까 내 경험치를
아이들에게 전달해 주었다. 다행히 준비한 계획대로 잘 풀렸다. 제일 큰 고비는 용인덕영과의 경기였다.
주전급 선수인 지성민(11번) 선수가 경기를 못 뛰는 상황이었다. 전체적으로 부상 선수들로 인해 베스트
멤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준비를 잘했고 저학년 선수들이 잘 받쳐줘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 총 7의 경기에서 16득점 4실점이라는 놀라운 공격력과 짠물 수비 두가지를 모두다 보여주었다.
동계 훈련 동안 특별히 집중해서 한 훈련이 있나?
▲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동계훈련을 시작한 게 주효했다. 동계훈련을 11월에 시작을 해서 선수들의 부상
부위를 파악해서 몸을 조금 더 잘 만들 수 있게 했다. 체력 훈련으로 체력을 끌어올리고 11월부터 경기 경험을
쌓으면서 1월과 2월 동안 실전 경기력으로 만들 수 있었다.
강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수비라인을 내려서도 플레이 해보고 전방압박도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1안, 2안, 3안을 두고서 플랜을 만들어서 준비를 했다. 상대의 전방압박, 미드필더 압박,
우리 지역에서의 수비. 이 세가지 플랜을 두고 선수들과 훈련을 했고, 상대팀에 따라 맞춤 플랜을 짠 게
운이 좋게도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경기마다 플랜을 다르게 가져갔다. 433, 4231, 541, 343 등을 사용했다.
“과연 고등팀 중에 몇 팀이나 여러 개의 전술을 사용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세 가지 전술을 토대로 결승까지 진출할 수 있었고 선수들이 모두 전술 이해를 잘
해준 덕분에 우승이라는 큰 결과를 낼 수 있었다.
- 선수들의 전술 이해 능력이 많이 향상이 된 것 같은데?
▲ 수비적인 부분에서 많은 향상이 있었다. 라인 조율과 역습 타이밍에 대한 인식이 잘 자리 잡았다.
우리 팀의 공격수가 빠르고 결정력이 좋다 보니까 역습 상황에서 득점할 수 있는 플랜을 구상했다.
우리보다 약한 팀들과의 경기에서는 빌드업과 조합 플레이 그리고 전방
압박을 통해서 상대를 무너뜨리는 전략이 주효하게 먹혔다.
- 풍생고, 동티모르 U17~U19, 시흥 정왕 U15, 의정부 광동 U18 등 선수 은퇴 이후 중고등팀
전문 지도자로 각광을 받고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유소년 지도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
▲ 지도자로써 세 가지 부분을 강조한다. 기본기, 상황인식, 적극성. 기본에 충실한 선수들은
스피드나 피지컬적인 부분이 부족해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축구는 몸이 아닌 머리로 하는 것이다. 예측 플레이, 패스를 주는 타이밍, 주는 척하면서 안주는
타이밍 등 상황 인식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적극성을 강조한다. 프로선수가 되고
국가대표가 되려면 실수를 해도 적극성이 있어야 하는 것을 훈련 시에 많이 강조한다.
훈련에서 100%, 200%를 쏟아 낼 수 있게끔 유도를 많이 한다.
공격하다 뺏기면 바로 압박을 시작하는 것이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 2013~2017까지 KFA 골든 에이지 프로그램 총
감독으로도 역임했는데 이때의 경험은 어땠는지?
▲ 당시 서부지역 골든에이지 지도자를 담당했고 그때 눈여겨 본 선수들이 지금도 잘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원 삼성의 전세진이 있다. 프로그램 자체가 기본에 충실하고 아이들에게 동기부여와
칭찬을 해주는 방법을 교육받아 나의 지도자 철학을 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때에는 유럽과
일본 출장을 직접 발로 뛰며 경기도 분석하고 축구를 보는 안목을 강화했다. 매년 방문하여 유소년 시스템이
어떻게 가르치는지 분석하고, “아 이거는 정말 우리 아이들이 했으면 좋겠다”라는 부분들을 많이 접목시켰다.
일본에서는 패스 타이밍, 압박 타이밍, 조합 플레이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래서 패턴 훈련과 빌드업 훈련에 착안을 시켰다.
유럽에서는 시스템적인 부분과 피지컬 부분을 배워 훈련에 접목시키려 노력했다.
- 공부하는 지도자라는 게 느껴지는데?
▲ 공부를 많이 하려고 노력을 한다. 내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선수들도 축구에 대해서 더 면밀히 공부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손흥민이 때문이 아니라 우리 의정부광동 팀의 색깔론이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토트넘 경기를 많이 참고하라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 팀이 우승까지 가는 데에 토트넘의
변형 공격 포메이션을 많이 착안했다. 우리 팀의 99번, 11번, 10번 선수를 토트넘의 손흥민, 케인, 모우라처럼 활용했다.
- 선수들에게 어떤 지도자로 기억되고 싶나?
▲ 선수들에게는 유소년 시기 때 본인들이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알려주고 도움을 준 지도자로 기억되고 싶다.
또한 서로 간의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하는 감독이 되고자 한다. 현재도 졸업한 선수들 그리고 부모님들
과도 자주 소통하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조언을 구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나는 내가 경험한 것을 많이 이야기해 주는 편이다.
축구 감독 이전에 축구 선배로써 경험했던 부분과 내가 옳다고 느껴지는 것들을 전달해준다. 판단은 선수의 몫이지만
이런 소통을 통해 더 깊이 기억되고 선수와 부모들이 보기에 떳떳한 지도자가 되려고 노력한다.
- 지도자로서 꿈과 목표는 무엇인가?
▲ 첫 번째 목표는 올해 남은 두 개의 대회 중 한번 더 우승을 하고 싶다. “의정부광동이 어떻게 우승했지?”
라는 물음표를 “의정부광동이 우승했네!” 의 느낌표로 바꾸고 싶다. 준비를 그동안 정말 많이 했고 이제 증명하는
일들만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 예선전 후 부상과 기타 이유로 집에 먼저 간 선수들이 복귀하면
더 탄탄한 전력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준비되어 있고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상황이다.
두 번째 목표는 의정부광동이 양현정 감독이 없더라도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좋은 선수를 발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지도자로써 개인적인 꿈은 앞으로
2, 3년 안에 성인 무대에 도전하는 것이다. 아직은 조금 더 경험치를 쌓아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경주한수원 여자축구단을 이끌고 있는 내 와이프 송주희 감독과 함께 국내
최초 ‘부부 프로팀 감독’이라는 타이틀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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