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형들 보면 연예인 보는 기분 들 것 같아요."

'신데렐라' 박민규(수원FC)는 싱글벙글이었다. 14일 발표된 A대표팀 명단. 

가장 눈길을 끈 건 역시 박민규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홍 철(대구)의 

부상으로 공석이 된 왼쪽 풀백 자리에 A대표 경험이 전무한 박민규를 발탁했다.

 벤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박민규는 좋은 기술을 가진 선수다. 

수비적으로 좋은 원칙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다. 지난 시즌 좋은 경기를 했다. 

좋은 옵션이 될 것 같다. 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볼 기회"라고 설명했다.

박민규는 잘 알려진 선수는 아니다. U-17, U-19 연령별 대표 출신인 박민규는 2017년 우선지명으로 FC서울에 입단, 

프로에 발을 내딛었다. 두터운 선수층에 밀려 단 1경기 출전에 그친 박민규는 이후 대전을 거쳐 수원FC 유니폼을 입었다. 

수원FC에서 조금씩 입지를 넓히던 박민규는 지난해 부산 임대 후 기량이 만개했다. 

올 시즌 수원FC로 돌아온 박민규는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까지 승선했다.

 박민규는 "주변에서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해주셨는데, 

진짜 선발되니 얼떨떨하다. 설마 했는데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첫 승선이지만, 벤투 감독이 오랜기간 지켜본 선수다. 지난 시즌부터 줄곧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민규는 "작년부터 예비명단에 포함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실 발탁은 기대 안했고 그 자체로 만족했다"며 "페레즈 부산 감독이 벤투 감독과 친분이 있었으니까, 

어필을 해주지 않았을까 싶다"고 웃었다.

풀백 기근에 시달리는 한국축구의 새로운 기대주로 평가받는 박민규는 사실 중앙수비수로 출발했다. 

곧잘 하며 중학교 3학년때 연령별 대표에도 승선했다. 당연히 센터백으로 선발된 줄 알았는데, 

대표팀에서는 풀백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민규 축구 

인생의 첫번째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준 이는 정정용 현 이랜드 감독이었다. 

박민규는 "처음부터 나를 풀백 자원으로 생각하고 뽑으셨더라. 처음 하는 

자리였는데 잘 맞았다.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처음부터 제대로 배웠다"고 했다.

이후 박민규는 줄곧 풀백으로 뛰었다. 원래 중앙수비수 출신이라 수비력에서 경쟁력을 보였다.

 왼발잡이라 희소성도 있었다. 풀백으로 변신한만큼 크로스 연습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했다. 부산 임대는 두번째 터닝포인트였다. 페레즈 감독의 지도 속 한단계 도약에 성공했다. 

박민규는 "페레즈 감독한테 많은 걸 배웠다. 수비 위치에서 자세, 빌드업 시 어느 위치에서 받고 어떻게 컨트롤 

할지까지 정말 세세하게 알려주셨다. 이때 많이 늘었다. 감독님이 따로 불러줘서 

너무 잘한다고 칭찬도 많이 해주셔서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고 했다.

부산에서 성공적 임대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박민규에게 험난한 주전경쟁이 펼쳐졌다. 

지난 시즌 주전이었던 김상원에, 대구에서 맹활약을 한 황순민까지 가세했다. 

박민규 스스로도 '세번째 옵션'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도균 감독은 부산에서 달라진 모습을 주목했다. 

연습경기부터 꾸준히 기회를 줬다. 저돌적인 움직임에 

만족감을 보인 김 감독은 전북과의 개막전부터 박민규를 전격, 

선발로 기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박민규는 "스스로 자신감이 올라온터라

 자신있게 부딪혔다. K리그1과 2 사이에 큰 차이도 느끼지 못했다"고 웃었다.

대표팀 승선이라는 꿈을 이룬 박민규는 손흥민(토트넘) 

김진수(전북) 같은 형들 볼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하지만 구경꾼으로 갔다올 생각은 없다. 박민규는 "설레는 마음 반, 긴장되는 마음 반이다.

 대표팀 선발로 내가 걷는 길이 옳았다고 증명된만큼, 이제는 그 속에서 내 경쟁력을

 시험해보고 싶다"고 했다. '자신 있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답했다. "당연히 자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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