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시범경기 첫 날이었던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 선발 라인업은 꽤 실험적이었다. 

중심타자로 기대를 모은 새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을 1번에 내세

우면서 지난해 부동의 리드오프였던 정은원을 5번으로 옮겨 클린업에 배치했다. 

지난해 포수 최재훈을 2번 테이블세터에 깜짝 기용한 뒤 시즌 끝까지 

고정했던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의 새로운 실험적 타순으로 눈길을 끌었다. 

수베로 감독은 “터크먼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리드오프 경험이 있다. 컨택과 선구안이 좋은 

선수라 1번으로 어떻게 하는지 보려 한다”며 “4번 노시환을 뒷받침할 5번 타순에 컨택형 타자를

 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과거 블라디미르 게레로가 LA 에인절스에서 뛸 때 

마이크 소시아 감독도 뒤에 컨택이 좋은 메이서 이스투리스를 배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핵심은 4번 노시환을 뒷받침할 타자를 찾는 것이다. 노시환은 지난해 107경기 타율 2할7푼1리 

18홈런 84타점 OPS .852로 활약하며 4번타자로 자리잡았지만 집중 견제를 당했다. 

고의4구 9개로 10개를 기록한 강백호(KT), 최형우(KIA) 다음으로 많았다. 

노시환 바로 뒤에 정은원을 두면 상대 팀에서도 쉽게 피해가는 승부를 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5번 정은원은 시범경기까지만 볼 것 같다. 수베로 감독은 13일 “시즌이 시작하면 

정은원은 다시 1번을 맡을 것이다. 노시환 뒤에 컨택형 타자가 있을 때 어떤 모습일지 보기

 위해 정은원을 5번에 기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노시환과 김태연은 지난해 타석의 30%를 

득점권 상황에 나왔다. 노시환-정은원-김태연 3명을 

붙였을 때 어떤 시너지가 날지 보려고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내내 3번 타순에 고정됐던 하주석을 5번에 두고 해결하는 그림도 구상 중이다. 

수베로 감독은 “하주석이 지난해 3번 타순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올해도 계속

 3번에 고정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터크먼을 3번에 두며 

하주석을 5번에 놓는 것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팀 내에서 노시환 다음으로 많은 10개의 홈런을 터뜨린 하주석은 찬스에서 해결 능력도 갖췄다.

 터크먼이 리그에 적응한다면 터크먼-노시환-하주석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도 가능하다. 

6번으로 꾸준히 기용되는 김태연까지 하위타순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경쟁력 있는 타선 구축을 기대할 만하다. 

지난해 팀 타율 10위(.237), OPS 9위(.675)로 리그 최약체 타선이었던 한화는 겨우내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 가지고 있는 전력에서 내부 성장을 도모하며 최고 효율을 뽑아내야 한다.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시범경기는 다양하게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 수베로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인 만큼 타자들을 여러 타순에 넣어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한다. 

팀에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조합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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