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개막한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는 총상금 2000만달러(약 246억원)가 걸려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중 상금이 가장 많다. 특급 스타가 총출동했는데, 투어 최고의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29·미국)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부상을 이유로 한 달 넘게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 나선 대회는 지난달 3일 아시안 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이었다. 1라운드를 공동 85위로

 마친 뒤 왼쪽 손과 고관절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그보다 앞서 지난 1월엔 PGA 투어 소니오픈에 

출전하려다 손목 부상을 밝히고 취소했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선

 손으로 허리를 짚거나 불편하게 걷는 모습을 보이더니 컷 탈락했다.

골프 선수가 통증과 부상 탓에 한 달쯤 쉬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디섐보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등 최근 굵직한 대회에 줄줄이 불참했다. 지난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은 그가 

디펜딩 챔피언이었는데도 개막 직전 출전을 취소했다.

 출전 의사를 밝혔다가 결국 포기하는 일이 반복되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디섐보가 결장하는 동안 그가 더 이상 PGA 투어 대회에 나서지 않을 거라고 동료들에게 말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우디 정부가 후원하는 수퍼리그 합류 대가로 1억3500만달러(약 1664억원)를 제안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그보다 더 힘을 얻는 추측은 무리하게 장타 훈련을 하다가 결국 탈이 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는 2019년부터 단백질 셰이크를 하루 7잔 넘게 마시며 단기간에 근육을 20㎏쯤 불려 현재 체중이 100㎏을 넘는다.

 극도로 빠른 스윙 스피드를 내기 위해 매우 강하고 빠른 스윙을 훈련해왔다. 최종 라운드 전날에도 밤늦게까지 

드라이버를 휘두를 만큼 연습량도 굉장하다. 급기야 작년 10월에는 장타 전문 대회인 롱드라이브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해 400야드 넘나드는 샷을 날렸다.

일단 디섐보는 지난달 사우디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두고 미끄러져 넘어져서 손과 고관절 부상이 

생겼다고 소셜 미디어에 밝혔다. “(부상 상태에 대해) 다들 좀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 내가 스스로 다치게 

한 건 맞지만 장타로 인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아마도 나를 믿지 않겠지만, 진실이다. 몇 주 안에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해지고 나아져서 돌아오겠다.” 그는 현재 부상이 왼손 뼈 타박상이라고 최근 구체적으로 밝혔다. 

“90% 회복됐고 서둘러 복귀했다가 더 악화될 수 있다. 샷을 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편안하지는 않다”고 했다.

그의 말을 100%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그가 지난 1월 빠른 스윙 스피드가 손목 통증에 영향을 미쳤다며 

손과 손목 강화 훈련 영상을 찍어 올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디섐보와 수 년간 함께해온 

‘근육 활성화 기술’ 창시자 그레그 로스코프 트레이너는 “디섐보는 코어, 골반, 발, 

어깨 등 근육별로 강화 훈련을 해왔다. 손과 손목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집중하지 않았다.

 디섐보가 스윙할 때 굉장한 회전력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가장 약한 고리에서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끝없이 한계를 넘어서려는 디섐보의 도전정신과 성실성은 누구나 인정한다. 

장타가 돈과 인기를 가져다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시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미국 기능성 스포츠의학 연구소의 아라 수피아 박사는 “디섐보는 한계를

 테스트하는 실험을 해오면서 극도로 세심하게 설계된 방법을 썼다”며 “분별력 

없이 대충 무모하게 저지른 행동이 아니었다”고 했다.

작년 5월 4위까지 올라갔던 그의 세계 랭킹은 현재 12위로 떨어졌다. 

일단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다음 달 초 마스터스를 목표로 몸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늘 그래왔듯 디섐보는 큰소리치고 있다. “뭔가 대단한 것을 준비 중이다. 거의 준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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