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스포츠방송 토쟁이TV - 신기록 제조 고진영의 초정밀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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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쟁이티비 0 428 2022.03.12 10:11

LPGA 10개 대회에서 6승 몰아치기

노보기, 연속 언더파 행진 신바람

“로봇처럼 편차가 적은 스윙”

만족 모르며 늘 약점 보완 집중


타이거 우즈(미국)와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전성기 시절

 1야드(약 91cm) 단위로 거리를 측정하는 정교한 플레이로 유명했다.


‘골프 여제’ 고진영(27)이 우즈와 소렌스탐 등이 갖고 있던 갖가지 

기록을 줄줄이 깨뜨리는 비결도 ‘초정밀 골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즌 첫 출전 우승으로 2022년 전망 활짝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LPGA투어에서 처음으로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스코어를 기록해 소렌스탐과 유소연, 

그리고 자신이 갖고 있던 이 부분 신기록을 수립했다. 또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30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도 이어갔다. 앞서 2019년에는 114홀 연속 노보기

 기록을 세우며 우즈의 110홀 연속 노보기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 10개 대회에서 6차례 우승을 차지한 고진영의 LPGA투어 통산 우승 횟수는 13회.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6승이 지난해 7월 이후 최근 8개월여 사이에 나왔을 만큼 필드를 지배하고 있다.


고진영에게 HSBC 위민스 챔피언십은 시즌 첫 출전 무대였다. 앞서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3개 대회에는 나서지 않았다. 대신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팜스프링 테라라고골프장에서

45일 넘는 동계훈련에 공을 들였다. 고진영의 훈련을 이끈 이시우 프로는 “코어 운동과

 코어 회전을 통해 쉽게 스윙 밸런스와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연습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필드 샷 데이터 분석으로 커진 자신감


고진영은 아이언 계약사인 브리지스톤을 수입하는 석교상사 이민기 회장을 비롯한 투어 팀의

 방문도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석교상사 팀은 한국에서 미국 훈련장을 찾아 국내에서는 추운

 날씨와 선수 컨디션 문제로 할 수 없었던 필드 샷 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 고진영은 매트가 

아닌 페어웨이 잔디와 언듈레이션에서 이뤄진 측정을 통해 실제 대회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얻어 견고한 스윙을 장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고진영이 사용하는 아이언은 브리지스톤 투어 B 201CB. 7번 아이언을 33도로 세팅하고 

번호별로 4도씩 로프트 간격을 유지한다. 고진영은 7번 아이언의 경우 측정 결과 비거리 137m, 

스핀량 6000rpm을 거의 일정하게 유지했다는 것. 석교상사 신용우 상무는 “고진영 프로의 스윙은 마치 

로봇 같았다. 샷 마다 편차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연습장을 떠나지 않을 만큼 집요하게 매달렸다”고 말했다.


한 용품업체 클럽 피팅 전문가는 “트랙맨 테스트를 할 때 평소 플레이보다 데이터 값이 올라가거나

 편차가 심한 경우도 있다. 고진영 프로의 경우는 연습 때부터 한결 되고 

일관된 스윙을 갖고 있다보니 훈련 성과가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민기 회장을 비롯한 석교상사 현장 방문팀은 고진영을 비롯해 임희정, 박현경, 배소현, 유수연 

등 팀 브리지스톤 선수들을 위해 훈련 지원 뿐 아니라 한식

 제공 등 격려의 자리를 마련해 선수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미세 조정으로 최적의 샷 구현


고진영은 2018년 LPGA투어 진출 후 해마다 80% 가까운 그린적중률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송곳 아이언’의 대명사로 불렸다. 지난해 2위(78.77%)로 마쳤지만 

1위 렉시 톰프슨(78.81%)과의 격차는 0.04%에 불과했다.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도 고진영의 그린적중률은 시즌 1위에 해당되는 83.3%였다. 

석교상사에 따르면 “고 프로가 훈련 도중 스핀량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아 급히 납 테이프를

 구매해 클럽 웨이트에 변화를 줬다. 이번 대회에서도 납 테이프를 붙인 채 사용했다”고 귀띔했다.


고진영은 시즌 첫 대회에서 드라이버 비거리 245야드에 페어웨이 안착률은 89%에 이를 정도로 

안정된 티샷을 펼쳤다. 고진영은 아이언을 제외한 나머지 클럽은 계약을 하지 

않고 다양한 제품을 테스트해가며 자신과 궁합이 맞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


드라이버는 지난해 도쿄 올림픽 이후부터 타이틀리스트 TSi3를 쓰고 있다. 처음에는 로프트 9도 

제품을 사용하다 시즌 막판 체력 소모가 심해지면서 스윙 스피드가 떨어지고 탄도가 낮아졌다. 

이에 고진영은 피팅을 통해 10도 제품이 최적의 퍼포먼스를 보이면서 올 들어도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최상의 플레이에 1도 차이도 큰 영향을 준 셈이다. 시즌 도중 클럽 교체나 피팅 변경에도 과감할 

만큼 고진영은 자신의 몸 상태와 스윙에 맞는 최적의 제품에 열린 태도를 지녔다. 

2021시즌 9월 이후 고진영은 7개 대회에서 모두 톱6에 들며 4번이나 정상에 오르는 폭풍질주를 했다.


고덕호 프로는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 컨트롤이 더욱 정교해졌다.

결정적인 순간에서 집중력은 단연 최고”라고 칭찬했다.


●맞춤형 훈련으로 실전 효과 극대화


고진영은 LPGA투어 데뷔한 2018년 첫 출전한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대기록 한 가지를 세웠다.

 1951년 이스턴오픈의 베벌리 헨슨(미국)이후 67년 만에 사상 

두 번째로 LPGA투어 공식 데뷔전에서 우승한 신인 선수가 된 것.


흔히 프로골퍼는 시즌 첫 출전한 대회에서는 경기 감각을 찾기 어려울 때가 있다. 

우승 후보로 지목된 강자들은 주위의 시선을 부담스럽게 여기기도 한다.

 예상 밖의 다크호스가 우승 트로피를 드는 이유다.


고진영은 다르다. 이시우 프로는 “고진영 프로는 동계훈련을 

마치거나 시즌 도중 스윙 교정을 한 직후 바로 우승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자신의 골프에 대한 이해도와 실전을 염두에 둔 훈련을 실시하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5주 스윙 교정의 효과를 봤다. 임팩트 때 볼 콘택트에 집중하다보니 상체가 

앞으로 쏠려 정확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려고 큰 근육 위주 스윙으로 몸의 축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썼다.


신용우 상무는 “고 프로는 매사에 목표가 명확하다. 오늘은 어떤 연습을 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와야 할지 정하고 이를 달성하고자 노력한다. 자기 컨트롤도 철저하다”며

 “연습 라운드를 대하는 모습도 대회와 같은 루틴으로 준비한다.

 하루 1분 1초로 허투루 쓰지 않고 진지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내 사전에 안주는 없다.”


고진영는 싱가포르에서 시즌 첫 정상에 오른 뒤 여전히 갈증을 느끼는 듯 했다. 

우승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번 주는 전지훈련이 끝나고 나온 첫 대회였다. 

어떤 것이 부족한지 스스로 잘 알았기 때문에 1주일이라는 시간동안 뭘 해야 할지 깨달았다. 

한국에 돌아가서 열심히 연습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린 챔피언에게서 여유나 느긋함은 찾기 힘들었다.


고진영은 귀국 후 사흘 만에 수원CC 연습장에서 이시우 프로와 함께 스윙을 점검했다. 

왼쪽 어깨와 백스윙 톱에서 부자연스러운 동작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시우 프로는 “스윙할 때 연결동작이 더욱 매끄러워질 수 

있도록 리듬 잡는 것 위주로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마다 고진영과 동계훈련을 같이 하고 있는 한국여자골프(KLPGA)투어 간판스타 박현경은 

“언니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늘 분석하고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좋아지려 노력한다.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물어보며 발전하려 한다”고 말했다.


좀처럼 만족하지 않고, 언제나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고진영. 

그래서 그의 전성기는 이제 막 시작됐는지 모른다. 더 오래 더 멀리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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