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만에 다시 시작된 메이저리그 구단과 선수협회의 두 번째 협상이 새벽 3시까지 이어졌다. 

현지 시간으로 8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9일 새벽 3시까지 이어진 무려 17시간

동안 이어진 장기 협상이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ESPN의 제프 파산, 디 어슬레틱의 에반 드렐리치 등 

미국 현지의 많은 야구 기자들은 메이저리그 협상 소식을 늦은 새벽에도 실시간으로 전했다.

나이팅게일은 9일(한국시간) "일주일 전 양측은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16시간 30분에 달하는 마라톤협상을 했다"면서 "이날도 협상은 16시간을 돌파했다. 

선수협회는 임원진과 논의를 거친 뒤 메이저리그 구단 측의 

제안에 아침에 서면으로 응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팬들은 "새벽 5시까진 기다릴 수 있다", "우린 협상이 끝났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 

"협상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라는 등 답답한 심정을 그대로 나타냈다.

자업자득이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선수협회는 지난해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부터 올해 3월 2일까지 협상을 논할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시작이 코앞으로 다가온 2월 초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했고 서로 간의 양보도 없이 팽팽했다.

결국 지난 2일 협상 결렬로 정상적인 개막이 불가능해지면서 양측은 팬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특히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상당하다.

 지난 2015년부터 커미셔너 직을 수행한 만프레드는 구단의 편에 서서 협상을 주도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메이저리그 해설자 마이크 크루커우는 2일 협상이 결렬되자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와 인터뷰에서

 "직장 폐쇄 초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협상을 했다면 이 모든 일(파행 운영)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지난 2016년 12월에 있었던 CBA(단체협약) 

협상에서도 마지막에 가서야 협상을 진행하려는 전략을 펼쳤다.

 이 방법은 구단주 쪽에 효과가 있었고 선수들은 곧바로 자신들에게 불리한 거래를 했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번에는 공정한 CBA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강하게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도적으로 협상을 미룬 구단 측과 만프레드 커미셔너의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돌아온 것은 서로 진 빠지는 마라톤협상과 비난이었다.

다행히 이번 협상에서는 진전이 있었다.

 2일 협상에서 팽팽하게 맞섰던 돈과 관련된 쟁점은 의견이 상당수 좁혀졌다.

 최저연봉은 구단 측에서 70만 달러에서 77만 달러(선수협회는 70만 달러)까지 늘었다.

 사치세는 2억 3000만 달러에서 2억 4200만 달러로 점진적으로 

늘릴 것(선수협회는 2억 3800만 달러에서 2억 6300만 달러)을 제안했다. 

연봉 조정 전 선수들에 대한 보너스풀 역시 4000만 

달러(선수 협회는 8000만 달러)로 선수 측 의견이 반영됐다.

양측도 팬들처럼 162경기 시즌을 원한다. 

정상적인 시즌이 운영되면 서비스타임과 임금도 100% 보전받을 수 있다. 

이날(9일)이 162경기를 치를 수 있는 마감기한이었던

 것을 하루 더 연기한 데에서 양측의 협상 의지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크루커우의 말처럼 직장폐쇄 초반부터 이렇게 

적극적이었으면 어땠을까에 대해서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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