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

매 시즌 다짐했건만,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던 울산 현대.

 최근 세 시즌 연속 전북 현대라는 큰 산을 넘지 못해 고개를 떨궜다.

2022년 호랑이의 해. 이번에는 ‘진짜’ 다르다.

홍명보 감독 부임 2년 차인 울산이 전북 징크스를 깨뜨려가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네

 차례 맞붙어 1승 2무 1패로 균형을 이뤘다. 물론 11월 6일 우승 향방의 결정타였던 마지막 대결에서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골을 내주며 2-3으로 무너졌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그렇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연장 승리까지 포함하면 웃었던 적이 많다.

울산은 완전체가 가동되기 전인 4라운드에서 전북과 맞닥뜨렸다. 연승 가도를 달리는 상황에서 

이미 포항 스틸러스에 일격을 당했던 전북을 만났다. 방심할 수 없었다. 상대는 늘 위기에 강했기 때문이다.

뚜껑을 열자 전북은 어떻게든 울산이 골문을 열기 위해 라인을 올렸다. 

위협적인 슈팅을 조현우가 막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홍명보 감독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전반 29분 만에 레오나르도를 투입했다. 승부수가 통했다.

“적응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던 레오나르도가 투입 10분 만에 데뷔 골을 작렬했다. 

전반 39분 아마노가 코너킥을 올렸고, 수비수가 볼을 걷어냈다. 설영우가 아크로 흐른 공을 지체

없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찼다. 문전 대각에서 레오나르도가 절묘한 터치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포효했다.

주니오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떠난 후 ‘확실한 골잡이’ 기근에 시달리던 울산에 ‘복덩이’가 왔다.

 지난 1일 수원FC와 3라운드 홈경기에서 살짝 간을 봤던 레오나르도가 불과 두 경기 만에 제대로 신고식을 했다.

 레오나르드가 들어온 뒤 바코가 2선으로 빠지면서 패스와 연계 플레이가 더욱 유연해졌다.

전북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맹공을 퍼부었다. 

전반 이른 시간 투입된 문선민을 향한 긴 볼을 투입했다. 

전반 추가시간 문선민이 울산 진영을 파고들었다. 울산 설영우가 끝까지 따라붙었다. 

문선민이 정상적으로 드리블을 할 수 없게 막아섰다. 볼이 터치라인을 벗어났다. 

그 순간 설영우가 먼 거리 원정을 온 울산 팬들에게 두 손을 번쩍 들며 호응을 유도했다.

울산이 더 이상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장면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32분 중원에서 분투한 이규성 대신 엄원상 카드를 꺼냈다. 상대가 라인을 계속

 올리니 후방에서 전방으로 카운터를 날리자는 취지였다. 엄원상은 들어오자마자 집중 견제 대상이었다. 

거친 태클과 몸싸움에 수 번을 쓰러졌다. 충분히 화날 만했다. 이때 이청용이 다가와 달랬다. 

이청용 역시 전북의 재간둥이 쿠니모토랑 몇 차례 얽히며 다소 흥분할 만했다. 화가 날 법했지만, 

팀을 위해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날 플레이는 두 말하면 잔소리였을 정도로 완벽했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실력과 리더십으로 울산을 이끌고 통제·지휘했다.

아직 초반이라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그러나 현재 울산은 최전방부터 최후방까지 틈이 없다.

 그동안 소통이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는 김영권으로 완벽히 메웠다.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들의 역할, 전력, 분위기까지 모든 면에서 지난 시즌에 비해 발전한 울산이다. 

전북을 1-0 격파하며 3연승, 선두를 질주했다. 역대 전적에서도 

105전 38승 28무 39패가 됐다. 앞으로 한 경기만 더 이기면 동률이 된다.

홍명보 감독은 “우리도 전북도 시즌 초반이라 완벽하지 않았다. 

우리가 잘했던 부분을 

구사했는데 선수들이 잘해줬다. 선수들이 즐기려 했고, 

충분이 그랬다고 생각한다”며 흐뭇해했다.

자신감을 안은 울산은 11일 FC서울과 5라운드 홈경기에서 

4연승과 선두 수성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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