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래(178cm, G)가 프로 첫 트리플더블을 달성하며 시즌 첫 연승을 이끌었다.
서울 삼성은 지난 4일 원주 DB와의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5라운드 맞대결에서 89-76으로 승리했다.
서울 삼성이 마주한 원주 DB는 브레이크 기간 동안 선수단 내에 많은 코로나 확진자 발생했다.
격리 해제가 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선수단의 전력이
불안정했고 개개인의 컨디션 역시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
삼성은 그런 DB를 얕잡아볼 수 없었다. 그럴 처지도 아니었다.
삼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DB와의 맞대결에서 전패를 기록 중이었기 때문.
삼성은 DB만 만나면 유독 2점슛 성공률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규섭 감독 대행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평균 회귀의 법칙과 선수들의 지난 경기력.
이규섭 대행은 취재진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전 평균의 힘을 믿는다. 농구는 확률의 경기다.
팀 승률이 낮아도 평균은 해낸다고 믿는다. DB와 2경기가 남았는데,
슛 성공률은 이전보다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날 이규섭 대행의 말은 현실로 이뤄졌다.
지난 4라운드 맞대결 동안 36.9%로 낮았던 2점슛 성공률은 이날 52%로 확 상승했다.
시즌 평균인 48.1%보다 높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삼성은 지난 2일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확실히 달라진 경기력을 보였다.
긍정적인 뜻으로 매우 달라졌다. 오랜 기간 합을 맞췄던 아이제아 힉스가 복귀하자 팀 공수 밸런스가 안정감을 갖췄고,
국내 선수들도 점점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힉스의 컴백, 최대 수혜자는 김시래였다. 힉스가 픽앤롤, 3점슛,
속공 참여 등 다양한 옵션으로 득점을 올리자 김시래의 공격 부담감도 이전보다 한층 줄어든 상황이다.
4일 원주 DB와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격에서 확실하게 득점을 책임져줄 수 있는 선수가
존재하자 김시래는 온전히 경기 조율과 볼 배급, 리바운드 참여에 전력을 쏟을 수 있었다.
삼성의 선수들은 트랜지션 상황에서 빠르게 달려 정확히 자리만 잡고 있으면 됐다. 그럼 임무 완료였다.
김시래가 알아서 적재적소에 볼을 전달해 줬기 때문. 김시래의 손을 떠난 공은 곧바로 득점으로 직결됐다.
전반전에 2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한 김시래는 후반전,
DB가 불같은 추격을 해오자 소방수로 나서 화끈한 득점 본능을 보이기도 했다.
김시래는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림어택, 속공 참여, 탑에서의 3점슛을 시작으로 샷클락 버저비터 마무리까지.
3쿼터에만 10점 2어시스트를 뽑아내며 잠시 흔들렸던 승부의 추를 굳건히 본인들의 쪽으로 기울였다.
4쿼터에도 그의 존재감은 변함없었다. 코트 위 가장 작은 선수가 가장 압도적인 포스를 뿜어내며 승기를 굳혔다.
득점이면 득점, 어시스트면 어시스트, 리바운드면 리바운드 어디 하나 부족한 곳이 없었다.
김시래는 결국 이날 오리온과의 경기서 못 이뤘던 트리플 더블을 작성했고,
동시에 팀 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냈다.
경기 후 김시래는 “일단 첫 연승을 너무 늦게 해 팬분들께 죄송하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건 경기력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 경기도 기대해도 좋다. 팀 분위기가 좋아졌고 선수들의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계속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달했다.
최근 들어, 주위의 많은 농구 관계자들은 “요즘 김시래가 웃음이 많아졌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팀 성적과 무관하게 김시래의 개인 성적은 경기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다.
이에 김시래는 “주변에서 신나게 농구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원래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경기력이 좋지 못하다 보니 웃고 싶어도 웃을 수 없었다.
이젠 그래도 팀 분위기를 밝게 가져가려 한다.
시즌 종료까지 즐겁고 행복하게 다 같이 농구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내달렸다. 경기 후 선수들의 환한 미소가 선수단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9위 전주 KCC와의 승차는 6.5경기로 아직도 먼 상황이지만 그들에겐 아직 13경기가 남아있다.
결과가 어떻게 도출되던, 끝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이규섭 감독 역시 팬들과 선수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한 경기 한 경기를 악착같이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전하고 있다. 또, 매 경기 더 열심히 하겠다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규섭 감독의 지휘 하에 하나로 뭉친 서울 삼성.
어쩌면 이제 9개 구단들도 삼성을 쉽사리 무시할 수 없을 듯해 보인다.
과연 삼성은 시즌 막바지 고춧가루 부대로 거듭날 수 있을까.
다가오는 6일 현대모비스와의 경기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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