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의 몸값에는 기대치가 반영된다. 올해 KBO리그 외국인 선수 30명 중 

몸값이 가장 낮은 키움 투수 타일러 애플러(29)에 대한 기대치도 그만큼 낮다. 

하지만 4일 대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가진 첫 대외 실전에서 애플러는 기대치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날 선발투수로 첫선을 보인 애플러는 1이닝을 탈삼진 2개 포함 공

 13개로 깔끔하게 삼자범퇴하며 좋은 첫인상을 남겼다. 

한화 1번 정은원을 몸쪽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 잡은 뒤

 김태연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애플러는 하주석도 바깥쪽 낮은 공으로 헛스윙 3구 삼진 요리했다. 

총 투구수 13개로 스트라이크 11개, 볼 2개. 

최고 147km 직구(5개) 외에 슬라이더(4개) 체인지업(3개) 커브(1개)를 구사했다. 

196cm 장신에서 내리꽂는 평균 145km 직구가 힘 있었다.

 스트라이크존 근처에서 낮게 형성되는 커맨드도 안정적이었다. 

물론 연습경기이고, 1이닝을 던진 게 전부이지만 기대치가 워낙 낮았던 터라 반전의 첫인상이었다. 

애플러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하다. 마이너리그에서만 6시즌을 보냈고, 

2019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불펜으로 24경기(1선발) 4승4패 평균자책점 

4.02으로 평범한 성적을 내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트리플A 로체스터에서 19경기 2승9패 평균자책점 7.75로 커리어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뚜렷하게 하락세로 전환한 커리어였다. 키움이 지난해 12월 총액

 40만 달러에 애플러 영입을 발표했을 때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건 당연했다. 

총액 60만 달러에 영입했으나 2경기 만에 방출된

 지난해 외국인 투수 조쉬 스미스의 실패 사례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애플러의 첫 실전은 스미스와 달랐다. 스미스도 지난해 대전에서 첫 실전을 가졌다.

 3월6일 한화 상대로 실전 데뷔했으나 2이닝 2피안타 1볼넷 1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흔들렸다.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고, 최고 구속은 144km로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하지만 애플러는 구속도 스미스보다 낫고, 커맨드는 훨씬 안정적이다. 

지난해 트리플A 코칭스태프 조언으로 팔 각도를 낮췄다 낭패를 봤던 그는 원래대로 팔을 높여 던지고 있다.

 키움은 지난해 애플러의 부진을 기술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반등 가능성에 투자를 결정했다.

‘이슈 메이커’ 야시엘 푸이그에 가려있지만 애플러가 이대로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깜짝 활약을 기대할 만하다. 키움이 40만 달러로 기막힌 ‘저점 매수’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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