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턴에서도 우크라이나 물결이 일었다. 

에버턴의 우크라이나 출신 수비수 비탈리 미콜렌코가 주장완장을 넘겨받았다.

에버턴은 4일 오전 5시 15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랜드 FA컵 5라운드(16강)에서 보어햄 우드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에버턴의 프랭크 램파드 감독은 

초반부터 중원의 알랑을 필두로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였다.

후반 12분, 존조 케니가 오른쪽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살로몬 론돈이 집어넣으며 

리드를 잡은 에버턴은 후반 39분 또 한 번 론돈의 헤더 추가골로 

잉글랜드 5부리그에 속한 보어햄 우드를 잡고 8강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에버턴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또 하나의 이야깃거리가 있었다. 

바로 이번 시즌 에버턴으로 이적한 우크라이나 국적의 비탈리 미콜렌코 이야기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축구계도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1일 국제축구연맹(FIFA)과 함께 러시아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의 모든 UEFA 및 FIFA 주관 대회 참가를 금지시켰고, 

강력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놓는 등 '러시아 보이콧'에 힘을 보탰다.

클럽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샬케 04 등의 클럽들은 각각 

러시아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와 가스회사 가즈프롬과의 스폰서십 계약을 해지했다. 

에버턴도 러시아 보이콧에 동참하며 구단 차원에서 2일 러시아 기업 USM,

 메가폰(MegaFon) 그리고 요타(Yota) 등과 스폰서십 계약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구단 차원에서뿐 아니라 경기를 직접뛰는 선수단들도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반대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보어햄 우드와의 FA컵 경기에서도 선수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진심이 느껴졌다. 

에버턴 선수들은 경기 전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둘러메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무엇보다 이날 눈에 띈 것은 바로 우크라이나 출신인 미콜렌코가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것이다. 

미콜렌코는 디나모 키이우에서 2021-22시즌 에버턴으로 이적해온 신예 선수다. 

1999년생인 그는 함께 경기에 출전했던 동료들에 비해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팀 차원에서 그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이 경기에 주장을 맡긴 것이다.

에버턴의 주장은 시무스 콜먼이다. 콜먼이 출전하지 않을 때는 마이클 킨이 주장 완장을 찬다.

 하지만 프랭크 램파드 감독은 이번만큼은 이례적으로 이번

 시즌에 이적해온 22세의 신예 미콜렌코에게 주장 완장을 차게 했다. 

미콜렌코는 이날 경기에서 콜먼과 교체되기 전까지 주장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은 경기 전 미콜렌코를 주장으로 호명한 직후 인터뷰에서

 "미콜렌코에게 주장을 맡김으로써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연대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는 평화를 위해 연대하고 우리 선수인 미콜렌코와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팀의 지지와 모두의 평화를 향한 바람 때문일까.

 미콜렌코는 이날 전반 8분 오버래핑 이후 날카로운 왼발 

슈팅도 선보이며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고 팀의 2-0 승리에 일조했다.

미콜렌코를 비롯해 맨체스터 시티의 우크라이나 출신 진첸코 역시 

팀 차원의 따뜻하고 강건한 지지를 받고 있다. 축구계 모두가 조속히 

사태가 해결되어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간곡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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