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김광현(34)의 메이저리그(MLB) 도전은 불운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린다. 

첫 MLB 도전은 예상보다 적은 포스팅 금액에 선수가 스스로 포기했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비교적 좋은 대우와 함께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했지만, 순탄한 건 아니었다.

2년간 잘 던졌다. 35경기(선발 28경기)에 나가 10승7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는 아니었지만 약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바탕으로 선전했다. 

통산 2점대 평균자책점이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MLB에서 충분한 쓰임새가 있음을 증명하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다.

그러나 따져보면 힘든 시기도 있었다. 의욕적으로 2020년을 준비한 김광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공황 상태에 좌절했다. 팬데믹에 MLB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고,

 김광현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세인트루이스에 갇혀 살았다. 

2020년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했으나 심리적으로는 굉장히 힘든 시기였다.

FA 자격 행사를 앞두고는 MLB 노사 대립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새 노사단체협약(CBA)을 체결하지 못했고,

 사측은 12월 초 직장폐쇄(락다운)로 선수노조를 압박했다. 이에 따라 FA 시장도 그대로 멈췄다. 

누구도 MLB 계약을 할 수 없는 상태다. CBA는 정상적인 정규시즌 개막의 

데드라인이었던 1일(한국시간)까지도 타결되지 않았다. 김광현의 기다림도 계속 길어지고 있다.

시즌 준비 차질도 우려된다. 김광현은 1월에는 제주도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CBA가 곧 타결되고, 

FA 시장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시기다. 그러나 사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월에는 인천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지만, 실내 운동 위주다. 

감각적인 측면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다. 실내와 야외는 분명히 다르다.

지난 2년간은 친정팀 SSG 선수들과 같이 훈련을 했다. 2020년은 SSG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된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작년에는 제주도에서 훈련을 했다. 팀 단체 훈련 일정과는 분리된

 동선이었지만 그래도 약간의 도움은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류현진(35·토론토)이 친정팀 한화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야외 훈련을 하고 있는 것과 다소 대조된다.

FA 신분이기도 하고,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김광현의 성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구단 내에서 나온다. 서귀포 캠프에서 만난 류선규 SSG 단장 또한 "올해는 특별한 연락이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MLB에 간 김광현은 언젠가는 SSG로 돌아와야 할 선수다. 

김광현의 사정이 안 좋게 흘러가는 건 구단으로서도 마음이 쓰이는 일이다.

SSG는 연락이 올 경우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류 단장은 "날도 따뜻해지는 

시기니 강화(SSG 2군 시설)에서 훈련을 할 수도 있다"면서 "연락이

 오면 언제든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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