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배구와는 멀어졌지만, 다음 시즌과는 가까워지고 있다.
김호철 감독이 새판짜기에 나섰다.
IBK기업은행은 1라운드 전패를 기록하면서 7위로 출발이 좋지 못했다.
이후에는 배구 외적으로 팀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잡음에 시달렸다.
난항 속에서 김호철 감독이 돌파구를 찾아줬고, 시즌 후반에 이르러 IBK기업은행은 돌풍의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5라운드에는 5승 1패를 기록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이미 봄배구 탈락이 확정됐다.
하지만 수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6라운드부터 여러 선수들을 기용해 경험을 쌓게 해주겠다”라고
예고했던 감독의 말처럼,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 경기부터 많은 선수가 코트를 밟았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 대신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매 세트마다 대부분 교체 카드를
전부 사용했고, 이날 IBK기업은행의 코트에는 무려 13명의 선수가 들어갔다.
경기에 앞서 김 감독은 “윙스파이커 4명을 주목해줬으면 좋겠다. 윙스파이커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불을 키고 연습을 한다”라고 했다. 팀 내 경쟁은 선수들에게 큰 자극제가 될 뿐만
아니라 동기부여로 다가왔을 것이다. 표승주를 제외한 김주향, 육서영,
박민지, 최수빈이 이날 경기에서 모두 코트를 밟았다.
네 명의 선수 중에선 김주향이 제일 긴 출전 시간을 가졌다.
김주향은 이날 경기에서 팀 내 최다 득점인 25점을 올렸다.
육서영은 윙스파이커 자리 대신 아포짓에 들어갔다. 아포짓 기용에는 두 자리를 오가고 있기에
확실하게 결정지었으면 하는 감독의 바람이었다. 1세트에는 김희진과 교체됐지만,
2세트부터는 육서영이 꾸준히 아포짓 자리에 있었다.
4세트에는 달리 산타나(등록명 산타나)마저 웜업존에 머물렀고,
이번 시즌 2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신인 양유경도 코트를 밟았다.
비록 IBK기업은행은 이날 경기에서 흥국생명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지만, 승산은 있었다.
이유 없는 선수 기용은 없다.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어떤지, 어떤 조합이 베스트 멤버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선수들에겐 실전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이 감독을 맡으면서 가장 편안한 시즌이 아니였을까 생각한다. 앞날을 구상할 수 있는
여유조차 있는 시즌이다. 시작은 어려웠지만, 어떻게 보면 일찍 다음 시즌을
구상할 수 있는 기회를 받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른 리빌딩에 들어간 IBK기업은행은 이제 정규리그 다섯 경기만을 남겨놨다.
다음 시즌을 위한 기반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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