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익명의 캐디가 '캐디들의 롤모델'
짐 매카이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짐 매카이는 본스(Bones ; 뼈)라고 불린다. 1990년 프레드 커플스가 그의 이름을
외우지 못했을 때 193cm의 호리호리하고 마른 체형을 보고 붙여준 별명이다.
25년간 필 미컬슨의 가방을 멨던 매카이는 2017년 6월 필과 이별한 뒤 NBC와 골프 채널에서
온코스 기자로 활약해왔다. 그리고 최근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저스틴 토머스의 팀으로 복귀한 것.
미국 PGA투어에서 나이가 45세를 넘지 않은 캐디라면 본스의 영향을 받지 않은 캐디는 없다.
그는 필 미컬슨과 나눈 대화만으로 직업의 판도를 바꿨다. 이들 두 사람은 언제나
방송에 나왔고 캐디들은 팬들보다도 더 진지하게 이들의 대화를 경청했다.
이들의 대화는 커뮤니케이션의 마스터 클래스였다. 순종하는 캐디가 아니라 자신이 맡은 선수의
자신감이 흔들리지 않도록 스스로의 자존심은 한쪽으로 치워놓고 샷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선수와 동등한 위치에 있었다. 본스는 이를 처음으로 잘 이해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대한 존경심은 본스가 코스 현장 리포트로 전환한 후 임시로 캐디를
맡으면서 더욱 커졌다. 그는 토머스가 2020년 멤피스에서 열린 WGC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본스가 맷 피츠패트릭을 도와 메모리얼에서 3등을 차지하도록 인도하기 몇 주 전의 일이었다.
피츠패트릭은 90여 개 투어 대회에서 플레이했던가? 그리고 그는 본스와 함께 플레이하지 않은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단 한 차례뿐이었다. 만약 그것이 우연이라면 정말 대단한 우연이라 하겠다.
미컬슨, 토머스, 피츠패트릭, 성격이나 플레이 프로필이 많이 겹치지 않는다. 이것이 본스의 미덕
중 일부분이다. 그는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다.
우리는 우리의 성격을 우리가 메는 가방에 맞추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캐디는 어떤 면에서는 코치이고 어떤 선수를 이끌어주어야 할 필요가 있고
어떤 선수를 밀어붙여야 하는지, 혹은 언제 밀어붙일 필요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선수들은 스스로에게 열정을 불어넣는 각자의 고유한 언어가 있다. 우리는 그 방아쇠를 당기는
단어가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선수들은 언제 우리가 진심인지 언제 연기를 하는지 안다.
그리고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모든 것은 무너져버리고 만다.
본스는? 그는 자기 자신에 충실하면서도 충분히 상황을 조절해갈 수 있다.
그리고 인간적으로 본스는 솔직하고 개방적이다.
동료가 낙담했을 때 그를 일으켜 세워줄 수 있다.
어린 캐디들이 연습 라운드 때 자신을 따라다니며 그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보고 배우고 나중에 이에 관해 질문을 하도록 격려해왔다.
또 필요할 경우 사람들의 생각을 바로잡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아주 오래전 나도 그 경우에 포함되었다.
일찍부터 나는 다른 캐디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상황을
호전시키는지 그 방법을 알지 못했다. 운 좋게도 어느 날 연습 라운드가 끝난
후 나는 본스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본스는 내게 "알다시피 나는 자네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캐디들과 시간을 보내지 않더군.
그들과 관계를 맺고 싶다면 노력을 해야지. 그 사람들은 굳이 자네에 대해 알 필요가 없어.
우리를 알게 할 책임은 자네한테 있는 거야." 그가 옳았다.
캐디의 일은 코스에서 기나긴 하루를 보내는 작업이 될 수 있다. 그런 일과가 끝난 후 나는 호텔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더 일찍 코스에 나오기 시작했고 오로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더
오래까지 남아 있었다. 그리고 연말이 되었을 때 나는 그들 중 한 명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본스와 그의 아내는 매년 캐디들에게 피닉스에 있는 자신의 집을 개방한다. 이러한 친절은 선수들에게까지 확장된다.
약 10년 전 내가 담당했던 선수는 정말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신인이었다. 한번은 필과 한 조에 편성되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는데 아무리 뛰어난 투어 선수라 할지라도 곁에 있을 때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두 명의 플레이어가 바로 타이거와 필이다. 내가 담당한 선수는 눈에 띄게
집중력을 잃더니 플레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그는 마지막 14홀을 6언더파로 마무리 지었다.
경기가 끝난 후 본스가 내 선수에게 다가갔다.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나는 많은 사람이
그 상황에서 포기하는 것을 봤는데 당신은 대단한 용기와 기질을 보여줬어요. 자랑스러워하셔야 합니다."
그 선수는 자신의 경력에서 정말 큰일을 하나 해냈고 본스와 함께했던 그 순간을 특별하게 생각했다.
만일 누군가가 잘 알려진 캐디라면 이는 잘 알려진 선수와 함께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이는 그가 돈을 벌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렇게 탐탁지 않게 여겨지는 이유는 어느 정도는 그들이 교만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조금 유명해지자 자신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서,
그들 중 몇몇은 그냥 얼간이이다. 그러면 본스는? 그는 진짜 진국이기 때문에 사랑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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