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두산 베어스로 돌아온 '예비역 병장' 박신지(23)가 첫
실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감독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신지는 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두산의 선발투수로 등판,
3이닝 2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4km까지 나왔다.
초반은 불안했다. 1회 초 선두타자 김민혁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박신지는 이어 등장한 오윤석과 김태훈을
각각 삼진과 땅볼로 처리했다. 그러나 4번 문상철에게 시속 142km 패스트볼을
던지다 좌익수 뒤로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허용, 선취점을 내줬다.
홈런을 맞고 정신이 번쩍 들었을까, 박신지는 이후 쾌투를 펼쳤다. 5번 김병희를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한 그는 2회와 3회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매 이닝 삼진을 기록하며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주기도 했다.
경기 후 김태형(55) 두산 감독은 "선발로 나온 박신지가 생각보다 더 잘 던져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앞서 경기 전 인터뷰에서 김 감독은 "군대를 갔다 온 뒤 안정적이다. 공 던지는 게 좋아보인다"며 높이 평가하면서도
"1군에서 경기를 하면 상황이 다르니 그 부분이 좋아졌는지를 봐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박신지는 경기 후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 직구와 변화구 제구도 잘 이뤄졌다"고
자신의 투구를 평가했다. 이어 "원래는 2이닝, 50구 정도를 던지기로 했다. 좋으면 3회까지 가기로
했는데, 2회 끝나고 코치님이 한 회 더 가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고 시절 학교 선배인 이동현(40)의 뒤를 이어 '경기고 로켓'이라는 별명을 얻은 박신지는 그동안 좋은 구위에도
불구하고 제구 불안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3이닝 동안 하나의 4사구도 내주지 않는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이에 대해 박신지는 "군대에서 타자를 많이 상대하며 자연스럽게 제구가 좋아졌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볼넷이 없어야 선발투수로 버티고, 그러면서 좋아지지 않았나 싶다"며 상무 시절의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고 언급했다.
또한 스트라이크존의 변화 역시 박신지에게 플러스 요인이었다. "(변화가) 확실히 체감됐다"고 이야기한 그는
"포수 마스크 쪽으로 오는 공을 볼이라고 생각했는데 스트라이크가 됐다"며 "투수 입장에서는 확실히 좋다"고 말했다.
군 전역 후 달라진 점은 제구뿐만이 아니다. 박신지는 185cm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70kg의 체중에 머물렀다. 그러나 현재 박신지는 79kg까지 증량했다고 한다. "7~8kg 정도 증량했다"고 말한
그는 "죽을 먹으며 몸무게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식사를 한 후 죽을 또 먹게 되면 열량은
열량대로 늘면서 배가 빨리 꺼지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상무 시절 최고 시속 151km를 기록한 박신지는 더 높은 곳을 보고 있다. 그는 "몸 상태가 좋으면
(구속이)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말하며 새로운 '파이어볼러' 탄생을 예고하기도 했다.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2018년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박신지는 1군에서 통산 21경기에 등판,
1승 2패 평균자책점 5.63에 그쳤다. 과연 절치부심한 예비역 박신지가
올해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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