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LG…KT, NC와 묶어 3강으로 분류
-지난해 팀 평균자책 1위 마운드, 국내 에이스 부재가 약점
-최근 우승 팀은 모두 확실한 국내 에이스 보유
-FA 앞둔 임찬규, 3년차 이민호 성장에 기대하는 LG
올 시즌에는 우승주도 마시고 우승 시계도 찰 수 있을까.
LG 트윈스는 올해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선수단 리더 김현수의 잔류와 박해민 영입으로 강력한 외야진과 상위타선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지난해 우승팀 KT 위즈, 2년전 우승팀 NC 다이노스와 묶어 3강으로 보는 전문가도 많다.
특히 지난 시즌 평균자책 1위에 빛나는 마운드가 LG의 강점이다.
LG는 팀 평균자책 3.59로 우승팀 KT(3.68)보다도 높고 탄탄한 마운드를 자랑했다.
지난해 멤버에서 앤드류 수아레즈를 아담 플럿코로 대체한 것만 빼면 전력 누수도 거의 없다.
베테랑 김진성이 가세하고 함덕주가 부상에서 회복해 투수 자원도 풍부하다.
필승조를 둘로 나눠 운영해도 될 정도로 질과 양에서 압도적인 불펜을 갖췄다.
우승 경쟁팀은 다 있는, 심지어 한화도 있는 3선발…LG는 임찬규, 이민호 믿는다
문제는 선발진이다. 지난해 LG 선발투수 중에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케이시 켈리 하나뿐이었다.
100이닝을 넘긴 투수도 수아레즈(113.1이닝), 이민호(112.2이닝)까지 3명에 불과했다.
팀내 투수 WAR(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 상위 6명 중에 1위가 켈리,
2위가 수아레즈였고 3위부터 6위까지는 내리 불펜투수가 차지했다.
탄탄한 선발 마운드는 우승 도전의 필요충분조건이다.
2016년 우승팀 두산 베어스는 외국인 듀오에 장원준-유희관까지 강력한 3,
4선발을 앞세워 우승했다. 2017년 KIA 타이거즈도 외국인 듀오와 양현종이란 국내 에이스가 있었다.
2018년 SK 와이번스는 김광현-박종훈-문승원으로 이어지는 국내
3인 선발을 자랑했고 2019년 두산에선 이영하가 국내 에이스 역할을 했다.
2020년 NC 다이노스엔 구창모, 지난해 KT 위즈엔 고영표가 있었다.
올 시즌에도 대부분의 팀이 확실한 3선발, 국내 에이스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KT는 고영표 외에도 배제성, 소형준까지 국내 선발진이 탄탄하고 NC도 신민혁,
송명기에 부상 복귀를 앞둔 구창모가 있다. 키움은 안우진, 삼성엔 원태인,
KIA는 돌아온 양현종과 2년차 이의리가,
두산엔 최원준이 있고 롯데 자이언츠도 박세웅이란 국내 에이스를 보유했다.
심지어 모두가 꼴찌 후보라는 한화 이글스조차 김민우라는 든든한 3선발을 갖췄다.
확실한 3선발 국내 에이스가 없는 팀은 LG와 선발 2명이 재활 중인 SSG 랜더스 뿐이다.5강 경쟁팀에 비해
약한 국내 선발진은 LG가 큰 소리로 '우승 도전'을 외치지 못하고 말을 아끼는 원인이기도 하다.
일단 LG는 프로 12년차 임찬규를 3선발로, 영건 이민호를 4선발로 내정했다.
생애 첫 FA(프리에이전트)를 앞둔 임찬규의 대오각성과 이민호의 3년차 고속성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임찬규는 지난해 데뷔 11년 만에 가장 빠른 속구 평균구속(143.1km/h)을 기록했다.
2020년(139km/h)과 비교해 평균구속이 4킬로미터 이상 빨라져 휘문고 시절 '강속구 투수'의 모습을 되찾았다.
여기에 슬라이더 구사율까지 10%대로 끌어올려 4가지 구종을 골고루 던지는 투수로 변신했다.
2020년까지의 임찬규와 2021년 이후의 임찬규는 완전히 다른 유형의 투수가 됐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
비록 지독한 불운 탓에 시즌 승수 1승에 그치긴 했지만 전반적인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승리없이 5패만 당한 후반기에도 13경기 73이닝 평균자책 2.96으로 세부 지표는 좋았다.
마지막 10월 한 달 등판에선 144~5km/h대 평균구속을 유지하며 다음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아직 3선발 자리에 걸맞은 성적을 낸 적은 없다.
27경기 147.2이닝 평균자책 4.08을 기록한 2020년이 커리어하이 시즌이다.
다른 팀의 쟁쟁한 국내 에이스보다 이름값에선 다소 밀린다.
그래도 데이터 분석과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스마트한 투수라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이민호는 LG는 물론 한국프로야구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에이스감이다.
고졸 신인투수가 입단하자마자 바로 1군 선발 한 자리를 꿰찬 것도 대단한데,
2년차에도 큰 징크스 없이 활약을 이어갔다. 지난 2년간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3년차인 올해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데뷔 시즌 속구-슬라이더 투피치였던 이민호는 지난해 커브
구사율을 높이고 체인지업을 추가하며 변화구 레퍼토리를 늘렸다.
첫해 열흘에 한 번 나왔던 등판 간격을 지난해 6일턴(10경기)으로 줄였고,
4일 휴식 후 선발등판도 세 차례나 소화하는 등 빠른 성장세가 눈에 띈다.
올해는 잔부상 없이 몸 상태가 좋아 데뷔 첫 규정이닝도 기대할 만하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 불펜의 힘만으로 우승에 도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LG처럼 타선 화력이 약해 저득점 경기가 많은 팀에선 선발투수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과연 임찬규, 이민호가 LG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되면 LG도 당당하게 '우승 도전'을 외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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