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아요"

봄배구를 앞당긴 최은지가 짤막하게 소감을 밝히며 미소지었다.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경기 5라운드에서 

GS칼텍스가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0(25-15, 28-26, 25-11)으로 돌려세웠다. 

모마의 23득점, 유서연의 12득점이 뒤를 보탰다. 

그러나 이 날 단연 돋보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최은지였다. 

에이스 강소휘가 직전 경기인 지난 24일, 페퍼저축은행전 웜업 당시

 복근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GS칼텍스는 빈틈없는 전력 기용을 선보였다. 

본래 모마-유서연-강소휘가 묶여 무적 삼각편대를 이뤘지만 

최은지라는 또 다른 날개가 활짝 피며 GS칼텍스의 전력 상승을 알렸다. 

최은지는 지난 해 4월, 박혜민과의 1대 1 맞트레이드로 인삼공사에서 GS칼텍스로 건너왔다.

시작은 괜찮았다. KOVO컵에서도 준수한 득점력을 뽐내며 눈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본 시즌에 들어오며 급격하게 찾아온 부진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최은지는 유서연이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잡으며 한동안 백업으로 밀려나있었다. 

주눅 들어있던 최은지에게 차상현 감독은

 때로는 부드러운 격려로, 때로는 엄한 채찍질로 기세를 돋궜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라는 말이 낙담한 최은지를 일으켰다.

그리고 그기회는 소낙비처럼 갑자기 쏟아졌다. 최은지는 직전경기에서 

복근 부상으로 결장한 강소휘의 빈 자리를 메꾸고 든든한 활약을 펼쳤다.

 오늘 최은지는 11득점을 올리며 23점으로 활약한 모마의

 뒤를 탄탄히 받쳐주었다. 공격성공률은 무려 64.29%에 달한다. 

특히 2세트 듀스가 명승부였다. 양팀이 번갈아 역전을 치르며 기세를 뺏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막판 최은지가 27-26 세트포인트에서 빈 틈을 찌르는 공격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돌려놓았다. 

그는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수훈선수 인터뷰를 갖게 됐다. 

자연스럽게 주전으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던 최은지는

 "기분이 좋다" 며 수훈선수로 선정된 소감을 웃으며 전했다.

이 날은 옐레나가 승부의 관건이었다. 

단신인 모마를 주포로 내세우는 GS칼텍스의 약점은 높이다. 

높이가 강점인 옐레나를 집중분석하니 경기가 잘 풀렸다고 밝힌 최은지는 

"그 동안 뒤(백업)에서 공격보단 리시브 쪽에 신경을 많이 썼다" 며,

 "시즌 초반보다 지금이 컨디션이 더 좋은 것 같다" 고 밝혔다.

아울러 인삼공사에서 뛰다가 GS칼텍스로 오면서 내려놓은 것이 많았는데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푸쉬를 많이 해주셔서 준비하게 됐다" 며 웃음지었다.

주전으로 기용되어 뛰다가 슬럼프를 겪고 뒤로 밀려났을 때의 상실감이란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이 암울한 시기를 최은지는 꿋꿋이 버텨냈고 또 한 번의 '시즌 리즈' 를 맞이하고 있다. 

"계속 우울해 하다보니 더 쳐지는 느낌이 들어 생각을 고쳤더니

 운동이 더 재밌어졌다" 는 그는 6라운드에서도 활약 의지를 내비쳤다. 

최은지는 "언제 어떻게 기회가 되어 들어갈지 모르지만, 

보이지 않아도 받아주는 쪽에서 도움이 되고 싶다" 라며,

 "모마같은 좋은 공격수도 있고 센터들의 호흡도 좋으니 리시브 부분에서 

많이 도와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 팀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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