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형님들이다.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베른하르트 랑거(독일)가
‘줄버디’로 추격해오자 상금 1위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는 이글과 홀인원으로 달아났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옴니 투손 내셔널 골프클럽(파72·7123야드)에서 열린
콜로가드 클래식(총상금 180만달러) 마지막 날 3라운드. 챔피언조 바로 앞에서 경기에 나선 랑거가
경기 시작부터 버디를 쓸어 담으며 선두 히메네스를 추격했다. 잠시 뒤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시작한
히메네스는 1번홀(파4) 버디에 이어 2번홀(파5)에서 이글을 뽑아내며 랑거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히메네스가 달아나자 랑거는 추격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5번과 6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계속 몰아쳤다. 6번과 8번홀(이상 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빈틈을
보여주지 않던 히메네스는 9번홀(파4)에서 이날 처음 보기를 하며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추격은 어려웠다. 12번홀(파5)에선 랑거가 먼저 버디를
하자 히메네스 역시 버디로 응수하면서 추격의 빌미를 주지 않았다.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건 14번홀이다. 186야드 거리의 파3 홀에서 히메네스는 티샷을 그대로 홀에
넣으면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마치 자신의 우승에 축포라도 쏘아 올리는 듯했다.
그 순간 히메네스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히메네스는 이날만 홀인원과 이글 각 1개에 버디 4개를 뽑아내고 보기를 1개로 막아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198타를 기록한 히메네스는 버디만 7개 골라내며 추격해온 랑거(합계 14언더파 202타)의
추격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트로피를 차지했다. 랑거는 우디 오스틴(미국)과 함께 공동 2위에 만족했다.
지난 1월 개막전 미쓰비시 일레트릭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히메네스는 시즌 3번째 대회 만에 2승을 차지하며
상금랭킹과 찰스슈워브컵 1위를 굳게 지켰다. 이날 우승상금으로 27만달러를 받은 히메네스는 시즌 상금을
66만8795달러로 늘렸다. 또 2006년 로렌 로버츠 이후 16년 만에 시즌 개막 3개 대회 만에 2승을 올리는 선수가 된다.
1964년생인 히메네스는 올해 챔피언스투어 9년 차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1승씩,
2018년부터 통합 운영한 2020~2021시즌까지는 매 시즌 2승씩을 거뒀다.
올해 개막 이후 3번째 대회 만에 2승을 차지하며 통산 12승을 달성했다.
히메네스가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타면서 랑거의 독주에 제동을 걸 새 강자로 떠올랐다.
랑거는 ‘챔피언스투어의 황제’다. 2007년 어드미니스태프 스몰 비즈니스 클래식에서 첫 승을
거둔 이후 지난주 끝난 Chubb 클래식까지 통산 43승을 올렸다. 2014년과 2016년,
2017년 그리고 통합운영한 2020~2021시즌까지 통산 네 차례나 시즌 상금 3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였고, 지난해까지 15년을 뛰며 6차례 찰스슈워브컵에서 우승했다.
그야말로 챔피언스 투어는 랑거의 독무대였다.
히메네스는 2014년 데뷔 후 2년 동안은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를 병행하느라 많은 대회에 나오지 않았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챔피언스투어 활동을 시작했다. 8년 연속 우승 행진을 이어오고 있지만,
아직 찰스슈워브컵 우승 경험이 없는 히메네스는 올해 처음으로 왕좌에 오를 발판을 만들었다.
최경주(52)는 합계 1언더파 215타를 쳐 공동 36위, 지난주 챔피언스 투어 데뷔전에서 공동
12위를 기록하며 신고식을 마친 양용은(50)은 이번 대회에선 합계 7오버파 223타를 적어내며 공동 69위에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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