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골 ‘합작’최강 단짝 ‘활짝’

토트넘 ‘손·케 듀오’ 첼시 시절 ‘램퍼드·드로그바’ 기록 넘어

“프리미어 리그에 우리의 이름 남기게 돼 감격”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누비는 손흥민(30·토트넘)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새 역사로 남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26일 영국 리즈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2021~2022 EPL 27라운드 

리즈 유나이티드 원정경기에서 팀 동료 해리 케인(29)과 함께 토트넘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EPL 10호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차범근 전 감독을 제치고 한국 

선수 최초의 유럽 빅리그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기록을 썼다. 

케인이 3-0으로 앞선 후반 40분 하프라인 아래에서 깊숙하게 찌르는 침투 패스를 

연결하자 수비 두 명을 따돌리며 질주하던 손흥민이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가른 작품이었다.

이날 손흥민의 골이 더욱 주목받은 것은 케인과 함께 만들어낸 37번째골로 EPL 역사에 이름을 남겼기 때문이다.

 꼭 10년 전인 2012년까지 36골을 합작했던 첼시의 프랭크 램퍼드와 디디에 드로그바의 기록(36골)을 넘어선 기록이다.

 손흥민과 케인은 지난해 3월 이미 EPL 한 시즌 최다 합작골(13골)도 새롭게 썼다는 점에서 이 부문 모든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손흥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케인과 함께 찍은 셀카 사진을 올린 뒤 “기록을 깼다.

프리미어리그 기록에 우리의 이름을 남기게 돼 감격스럽다”며 웃었다.

손흥민은 2015년 독일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한 이래 케인과 단짝으로 지내고 있다. 

입단 첫해만 해도 전형적인 해결사였던 이들은 훈련부터 평범한 일상 등을 모두 공유하며 달라졌다. 

빠른 발과 정교한 슛이 무기였던 손흥민이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에 눈을 떴다. 

입단 첫해 패스 성공률이 79.6%에 그쳤던 그는 해가 갈수록 성장해 이번 시즌에는 86.15%로 패스 도사가 됐다. 

손흥민이 다재다능한 공격수의 상징인 ‘10(골)-10(도움)’ 클럽에 2시즌 연속 가입한 것이 그 증거다.

득점 능력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운 케인 역시 득점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서 시너지 효과는 더욱 극대화됐다. 

손흥민과 케인이 만들어낸 37골 중 손흥민이 18골, 케인이 19골로 절묘한 균형을 이뤘다.

이들의 변화는 달라진 활동 반경에서도 잘 드러난다. 

전방에만 머물던 케인이 중원으로 내려오며 수비를 끌어내면, 

손흥민이 그 공간을 파고들면서 골 사냥을 벌인다. 

반대로 손흥민이 측면을 휘저은 뒤 케인이 가볍게 마무리하는 공격 패턴도 자주 나오고 있다. 

케인은 “우린 오랫동안 함께 뛰었기에 서로를 잘 이해한다”며

 “내가 패스하면 손흥민은 어디로 뛰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과 케인에게 아쉬움이 있다면 눈부신 기록과 달리 우승컵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준우승에 그쳤던 2018~2019시즌의 유럽챔피언스리그가 가장 우승에 가까웠다. 

케인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적을 요구했던 이유가 우승 경력에 대한 

갈망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언제까지 단짝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시즌 7위에 머물고 있는 토트넘은 16강에 올라 있는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이 유일한 우승 찬스다. 

이를 의식한 손흥민은 “오늘 결과에 만족해선 안 된다. 앞으로 더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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