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김광현다워 보입니다"
김광현(34)은 화려했던 야구 인생에서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당황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광현은 메이저리그(MLB)에서의 경력 연장이
확실해보였다. 장기 계약, 어마어마한 연봉을 받지는 못해도 충분한
수요가 있을 법한 성적과 구위였기 때문이다.
실제 현지 언론들은 김광현이 2년 계약은 무난하게 따낼 것으로 예상한다. 4~5선발이 필요한 여러 팀들과
궁합'을 맞춰보는 기사들도 쏟아진다. 그런데 발이 묶였다. MLB 직장폐쇄 때문이다. 새 노사단체협약(CBA)을
체결하지 못한 노사는 아직까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직장폐쇄가 풀리기 전에는 메이저리그 계약이 불가능하다.
원래라면 스프링트레이닝을 한창 진행하고 있어야 할 시기지만, 이제는 정규시즌 정상 개막도 불투명하다.
김광현도 소속팀이 없는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운동을 해야 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직장폐쇄가 끝나고 FA 시장이 다시 열리면 언제든지 계약이 가능하다. 계약 후 곧바로 팀에 합류해야
하는 만큼 지금 상황에서의 준비는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다. 1월에 제주 서귀포에서 개인 훈련을 한 김광현은
2월부터는 인천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팀 선배인 엄정욱 윤희상이 운영하는 야구 아카데미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가까이서 김광현의 투구를 지켜본 윤희상은 "거의 매일 나와서 운동을 한다. 그냥 김광현다워 보인다"고 웃었다.
그 한 마디에 모든 설명이 담겨져 있었다. 철저하게 운동을 했고, 지금 이 시점에 해야 할 일들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희상은 "공도 좋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역 시절 김광현과 같이 캠프를 다닌 경험이 많은 윤희상은 준비 상태에 대해 "예전과 그냥 느낌이 비슷해
보인다"면서 "김광현은 나이를 안 먹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운동 능력이 뛰어나다.
여전히 잘 뛰고 여전히 빠르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비록 실외에서의 투구는 아니었지만, 벌써 146㎞가 나왔다는 건 나름대로 고무적인 일이다.
예년 캠프와 비교했을 때 정상적인 추세를 밟고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는 하나의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 진출 이후 구속이 조금 떨어졌던 기억도 있지만, 올해는 스피드업까지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김광현에게 필요한
건 이제 FA 시장의 재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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