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라디오 출연해 2009년 10월 방북 일화 폭로

세계적인 축구 명장인 스벤 예란 에릭손(74·스웨덴·사진) 전 감독이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북한으로부터 조 추첨을 조작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에릭손 전 감독은 최근 영국 공영방송 BBC 라디오5의 생방송 팟캐스트 

‘가장 기이한 스포츠 범죄’(Sport's Strangest Crimes)에 출연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 북한에 초청을 받았다”며 “이때 

북한 측으로부터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느냐’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공이나 신발 등을 지원해달라는 부탁 정도로 생각해 흔쾌히 

수락했다”며 “알고 보니 그게 아니고 월드컵 조 추첨을 좀 쉽게 해달라는 부탁이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런 일은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절대 불가능하고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범죄라고 답했지만 북한 사람들은 내가 

할 수 있는데도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들은 내 말을 믿지 않았고, 단지 내가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며 “아주 

이상했지만 그들이 날 초대한 주된 이유가 그것(조 추첨 조작)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당시 에릭손 전 감독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4부 리그 소속 노츠 카운티 단장이었다. 

앞서 그는 2001∼06년 잉글랜드에 이어 2008∼09년 멕시코 대표팀을 이끈 바 있다.

에릭손 전 감독은 또 “나는 사실 (당시) 북한에 가기를 원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구단주 킹이 ‘구단에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부탁해서 가게 됐다”고 털어놨다.

당시 노츠 카운티를 인수한 러셀 킹 구단주는 스위스의 투자 회사가 북한의 광산에 대한

 독점 개발권을 갖고 있다며 이를 잘 풀면 구단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올 것이라고 홍보했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팀을 5년 내 1부인 프리미어리그까지

 끌어올리겠다면서 에릭손 전 감독을 영입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광물 매장량 조사와 채굴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다면서 동행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손 전 감독이 킹 구단주와 방북할 당시인 

2009년 10월에는 그가 북한 대표팀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었다. 

당시 북한은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터였다.

결국 에릭손 전 감독은 코트디부아르를 이끌고 남아공 월드컵에서 브라질, 포르투갈, 

북한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 당시 코트디부아르는 1승1무1패를 기록, 조 3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에릭손 전 감독은 사임했다. 북한도 코트디부아르에 0-3으로 대패하는 등 3전 전패로 탈락했다.

한편 킹 구단주는 이후 700만파운드(약 113억원)의 빚을 남기고 구단에서 손을 뗐고, 

이후 바레인으로 거처를 옮겨 지내던 중 2019년 영국 경찰에 체포돼

 사기 등 각종 경제범죄 혐의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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