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검증사이트 토쟁이티비 - 2022베이징 결산 국내 1호 엔딩요정 은은하게 빛난 '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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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쟁이티비 0 423 2022.02.24 07:44

설원과 빙판 위 치열했던 장장 17일간의 대장정이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막을 내렸다. 


오로지 메달을 위해 일평생을 달려온 선수들도 있고, 메달이 아니더라도 저마다 

올림픽에서의 작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선 선수들도 있을 것이다. 


올림픽 출전은 그 자체로도 큰 도전이 된다. 


첫 도전에 메달의 꿈을 이루게 된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이 없겠지만, 

운동선수들에게 있어 올림픽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특히 주목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비인기 종목일 경우 자신의, 그리고 그 종목의 존재를 

알리기만 해도 좋다는 선수들은 성적을 떠나 자신의 모든 것을 단 한 순간에 쏟아붓는다.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그들은 이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국내 1호' 박제언의 '노르딕 복합' 


동계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여성이 도전할 수 없었던 종목이다. 

한국에서는 아예 선수가 단 한 명밖에 없다. 바로 노르딕 복합 스키다. 


노르딕 복합은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를 결합한 종목으로, 크로스컨트리의 지구력과 스피드, 

스키점프의 균형감각, 담대성, 기술을 겸비해야 하기 때문에 이 종목의 우승자를 최고의 스키선수로 꼽기도 한다. 


그의 아버지는 1988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출신이다. 그가 스키에 몸담은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지난 2009년 스키점프에 처음 입문한 뒤, 현재 진행형으로 국내 유일

 노르딕 복합 국가대표인 박제언(평창군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개인 성적은 라지힐 10km 48명 중 47위, 사실상 꼴찌에 가까운 성적이었다.


그러나 '국내 유일' 의 자부심을 가졌던 그는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했다.

 그리고 4년 뒤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다시 한번 발을 내딛었다.


그의 베이징 첫 성적은 지난 9일 노멀힐 10km 개인전에서 나왔다. 스키점프 82.3점, 

크로스컨트리 32분34초3으로 총 44명 중 42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6일 뒤인 지난 15일, 라지힐 10km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졌다. 그의 베이징 마지막 무대였다. 

스키점프에서 67.9점, 크로스컨트리에서 34분56초5의 기록을 세우며 47명 중 44위에 올랐다.

 비록 상위권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지난 평창 올림픽 기록보다 3계단 뛰어오르며 개인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박제언은 경기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라는 말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 유일' 이 '국내 마지막' 이 되어서는 안된다.  

끝없는 도전 정신을 물려받을 후계자 양성 또한 시급하다. 


다행인 것은 현재까지 남자만의 종목이었던 노르딕 복합이, 오는 2026년 밀라노 동계올림픽부터는

 여성 정식 종목으로도 채택된다는 점이다. 국내 1호 박제언이, 그리고 박제언이 걸었던 

길을 밟을 노르딕 복합 후계자들이 언젠가는 '유일' 을 넘어 '최고' 가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 '전설' 의 마지막 질주, 크로스컨트리 스키 


크로스컨트리는 설원 위 마라톤이라고 할 수 있다. 스키를 착용한 채로 클래식 주법(빠른 걸음) 

과 프리 주법(좌우 걸음)을 사용해 적게는 10km, 길게는 장장 30km에 달하는 코스를 걷는다. 

땅 위에서 최대한 가볍게 달려도 힘든 마라톤을,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미끄러운 눈

 위를 10~30km나 걸어야한다. 그야말로 극한의 체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경기시간도 결코 짧지 않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단숨에 끝내는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나 

'팀 킴' 으로 인해 큰 인기를 누린 컬링, 화려한 의상과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이는

 피겨스케이팅에 비해 크로스컨트리는 국내에서 낮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걸세출의 실력이 아닌 이상 화려한 주목을 받기 어려운 종목이다.


그러나 이 선수풀이 작은 종목에서도 한국은 '베테랑' 을 배출해냈다.


불혹을 넘긴 한국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살아있는 전설, 이채원(평창군청)이다. 

이채원은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으로 개인 통산 6번째의 

올림픽 출전을 이뤘다. 올림픽 사상 최다 출전 기록이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최종 33위로 한국 크로스컨트리 사상 최고 

성적을 보유한 이채원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다.


이채원은 이번 올림픽에서 스키애슬론 15km와 크로스컨트리 10km 클래식 종목에 출전, 

각각 61위(52분55초6)와 75위(34분45초5)에 올랐다.

 사실상 완주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난이도의 종목이다.


이룰 수 있는 업적은 모두 이룬 이채원의 빈 자리는 이제 세계무대에 

첫 도전장을 내민 이의진(경기도청), 한다솜이 물려받는다.


남자부에서는 김민우(평창군청)와 정종원(경기도청)이 나란히 매 종목에 

도전장을 던졌다. 두 선수 역시도 이번 베이징이 첫 올림픽 데뷔무대다. 


지난 11일 크로스컨트리 15km 클래식에 나선 김민우와 정종원은 각각 79위, 82위를 기록,

 그리고 16일에 나선 팀 스프린트 클래식에서는 최하위인 25위를 기록했지만 값진 완주를 끝마쳤다. 


■ 깜찍 '엔딩요정' 박진용-조정명 주목받은 루지 


이번 올림픽 작은 웃음을 선사한 '엔딩요정' 들이 탄생했다.


지난 9~10일, 중국 옌칭 국립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루지 2인승 경기에 출전한 루지 대표팀 박진용(경기도청), 조정명(강원도청)이 그 주인공들이다. 


성적은 1,2차시기 합계 1분58초727로 17개 팀 가운데 12위에 올랐고, 10일 열린 팀 계주에서는 

합계 3분11초238로 13위에 올랐다.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운 

9위라는 성적에는 못 미쳤지만 두 선수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결승선을 통과하며 보여준 '손 하트' 세리머니 덕분이다. 썰매가 결승선을 통과할때 중계 카메라를 

발견한 두 선수는 손으로 하트를 만들고, 손가락 총알을 쏘는 등 재치있는 세리머니로 화제가 되었다. 


네티즌들은 두 선수를 '거요미', '엔딩요정', '루지네컷', '후룸라이드 장인' 등의 아기자기한 애칭으로 

부르며 큰 호응을 보냈다. 비인기 종목이었던 루지가 국내 팬들에게 한층 가까워지는 순간이었다.


10년이나 호흡을 맞춘 동갑내기 두 선수는 지난 2014 소치 올림픽,

 2018 평창 올림픽을 거쳐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푸른 눈의 한국인' 으로 지난 2018년 평창 올림픽 당시부터 주목받았던 

아일린 프리쉐(경기도청) 역시도 이번 대회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


2019년 양 손 골절이라는 큰 부상과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단

 프리쉐는 "모든 운동선수는 좋은 모습으로 현역을 마치고 싶어한다" 며,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인만큼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 고 전한 바 있다.


남자 루지 간판선수인 임남규(경기도루지경기연맹)도 이번 대회가 마지막 올림픽 출전이다. 

임남규는 지난해 말 독일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뼈가 보일 정도의 정강이 부상을 

입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불굴의 의지로 개인 통산 세 번째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이제 그들의 뒤를 잇기 위해 대표팀의 권오민, 김경록(이상 상지대관령고)이

 대한루지경기연맹의 육성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권오민, 김경록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강원도와 서울 일대에서 열리는

 '제103회 동계전국체전' 에 이름을 올렸다. 


■ 불모지에서 일어선 알파인 스키 장인, 정동현


한국은 대체로 스키 종목의 불모지다. 지난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회전 

종목에서 허승욱(50)이 21위에 오른 이후로 최고 성적 소식이 없다. 


기꺼이 후계를 자처한 정동현(하이원)의 도전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 


정동현은 지난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아 스키 정상에 우뚝 선 실력자다.


그는 지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올림픽 무대에 데뷔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에서 

강세를 발휘하던 것과 달리 전 세계 강자들이 다 모이는 올림픽 무대에서는 큰 성적을 내지 못했다.


밴쿠버 대회때는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완주에 실패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41위라는 중위권 성적을 기록했다. 2018 평창 올림픽때도 무릎 부상으로 대회전 완주에 실패했다. 


이번 베이징 도전도 쉽지만은 않았다.


지난 13일 열린 알파인 스키 대회전 1차시기는 완주하지 못했다. 부상도 사고도 아니었다. 

이번에는 날씨가 따라주지 않았다. 대설주의보로 인해 35명 가까이 한꺼번에 대회를 기권했다. 


그러나 이후 치러진 회전 종목에서 그는 한국 알파인스키 사상 최고 타이기록을 세우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성공했다. 1,2차시기 합계 1분47초69로 88명 가운데 21위, 

허승욱이 지난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세운 21위에 나란히 섰다. 


극적으로 베이징 출전권을 얻어 64번째로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알파인 스키 여자 대표 

김소희(하이원) 역시도 82명 중 33위에 올라 마찬가지로 역대 최고 순위 타이기록을 세웠다. 


응원도 적고, 지켜보는 이도 많지 않은 불모지에서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꾸준히

 걸어온 '작은 거인' 들의 끈기와 인내, 열정과 투지는 실로 금메달보다 눈부시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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