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후폭풍으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20일 막을 내렸지만, 

발리예바 사건은 이제 시작이다.

역대 최고의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꼽혔던 발리예바는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추락했다. 

지난 8일 발리예바의 금지약물 검출이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선수권대회 당시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된 것.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이자 흥분제로

 사용되며 2014년 금지약물로 등록됐다. 발리예바가 출전한 단체전에서 ROC가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메달 시상식은 연기됐다. 발리예바의 금지약물 검출 탓이다. 하지만 발리예바는 여자싱글에 출전했고, 

프리스케이팅에서 압박감을 느낀 듯 4번이나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4위에 그쳤다. 

우승후보다운 민첩함, 열정, 감각은 없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이미 발리예바의 금지약물 복용 조사에 착수했으며,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끝났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통상 금지약물 사용자는 4년 자격정지의 징계를 받는다. 발리예바는 15세 10개월로 

16세 이하 미성년자이기에 WADA의 규정에 따라 경고, 혹은 2년 자격정지의 징계가 예상된다. 

하지만 피겨스케이팅은 1년만 쉬더라도 경기력이 급감하기에 발리예바의 선수생명은 위기에 처했다.

발리예바를 지도한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도 타깃이 될 전망이다. 미성년자인 발리예바가 홀로 

도핑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발리예바를 포함, 다른 선수들에게도 금지약물 

복용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ROC는 피겨에서 금메달 2개와 은 3개, 동 1개를 획득했다.

투트베리제 코치는 특히 17일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발리예바가 실수를 연발한 뒤 눈물을 흘리자 

‘왜 제대로 뛰지 않았느냐’고 질책했고 이 장면은 고스란히 TV 화면에 잡혔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발리예바가 가까운 주변인(코치)에게 받은 대우를 보고 섬뜩함을 느꼈다”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WADA에 따르면 반도핑기구들은 

올림픽 출전 자격 선수가 개최지로 이동하기 전 도핑 검사 결과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당 샘플에 신속 검사 표시를 해야 한다.

 그런데 RUSADA는 지난해 12월 25일 발리예바의 소변 샘플에 대한 신속 검사를 요청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발리예바의 금지약물 사용 사실은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 나흘이 지난 8일에야 확인됐다.

WADA는 RUSADA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WADA는 행정 실수, 시설 미비 등을 이유로

 각국 반도핑기구에 수차례 징계를 내렸다. WADA는 2015년 11월 일부 직원들이 육상계와 공모해 조직적으로 

금지약물 복용, 도핑 테스트 회피를 도왔다는 이유로 RUSADA에 국가반도핑기구 지위 취소 징계를 내렸다가 

2018년 9월 복권시켰다. WADA는 또 2016년 4월엔 중국반도핑기구에 금지약물 검사 실수로 4개월, 같은 해 

5월엔 남아프리카공화국반도핑기구에 시설 국제기준 미충족으로 4개월, 같은 해 6월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도핑검사소에 역시 시설 미흡으로 6개월 자격정지를 명령했다.

ROC의 피겨 단체전 금메달 박탈은 미지수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에 따르면 대회 기간 진행한

 약물검사에서 도핑규정 위반 사실을 확인했을 때만 해당 선수나 팀을 실격 처분할 수 있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금지약물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 도핑 테스트에선 문제가 없었다. 

따라서 지난해 12월 발리예바의 도핑 규정 위반이 확인되더라도 ROC의 실격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IOC는 피겨 단체전 시상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올림픽을 주관하는 IOC가 징계는 물론, 

메달 박탈을 요구한다면 ISU 등 산하 국제경기단체는 IOC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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