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미드필더 이규성이 데뷔전에서 호랑이굴을 수놓았다.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울산은 20일
홈으로 김천 상무를 불러들였다.
이번 시즌 강력한 다크호스로 불리는 김천을 맞아 계속 주도했지만,
골망을 흔들지 못한 채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울산은 국가대표 수비수 김영권, 일본 J리그에서 뼈가 굵은 국가대표 출신 아마노 준,
가장 최근 영입된 엄원상이 데뷔전을 치렀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 묻혔는데,
이규성 역시 울산 유니폼을 입고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였다.
이규성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부산 아이파크에서 울산으로 이적했다.
울산에 적을 두고 성남FC에서 한 시즌 임대 생활을 했다.
복귀 후 홍명보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개막전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원두재와 중앙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춘 이규성은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부지런히 움직였고,
안정감 있는 볼 키핑, 좌우 전방을 가리지 않는 정확한 패스로 공격에 힘을 보탰다. 볼을 잘 차는 선수들
사이에서 이규성은 단연 돋보였다. 동료들과 아주 오랜 시간 발을 맞춘
듯한 팀 적응력과 경기 템포에도 익숙했다.
이런 이규성이 더욱 축구화 끈을 조이고 마음을 단단히 먹은 이유가 있다. 바로 부산 시절 절친한 동생들인
김진규(부산)와 이동준(헤르타 베를린)의 주가 상승이다. 최근까지 둘은 팬들과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김진규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A대표팀에 소집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을
앞두고 열린 아이슬란드, 몰도바와 평가전에서 연속골을 뽑아냈다. 벤투 감독, 부산 페레즈 감독이 연신
극찬하며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몸값이 올랐고, 아주 높은 금액에 이적설이
돌기도 했다. 현재 부산에서 주장 완장을 찼다.
이동준은 지난 시즌 이규성과 부산에서 울산으로 건너왔다. 이규성이 성남으로 임대된 사이 이동준이
울산에서 폭발적인 스피드와 놀라운 결정력을 뽐냈다. 단숨에 울산 키플레이어로 자리 잡더니 A대표팀까지 승선했다.
강렬한 인삼을 남긴 뒤 한 시즌 만에 독일 분데스리가 베를린에 입성했다.
이를 지켜본 이규성은 지난달 울산이 경남 거제에서 주최한 공식 미디어데이에서 “수년간 부산에서 함께
생활한 동생들(김진규, 이동준)이 잘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 좋다. 개인적으로 큰 자극과
동기부여가 된다. 울산에 빨리 적응해 보탬이 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뚜껑을 열자 이규성은 홍명보 감독이 강조한 패스 축구의 핵심이었다.
관중석 곳곳에서 그의 플레이를 보고 감탄사가 나오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규성이 생각 이상으로 좋은 플레이를 했다.
상대가 예측 못하는 창의적인 패스와 연계를 펼쳤다.
몇 장면에서 개인의 특성이 잘 나타났다. 모두가 생각했던 대로 맹활약했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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