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구 안에 승부해."
NC 다이노스 투수 신민혁(23)은 지난해 30경기(25선발) 9승6패 평균자책점
4.41(145이닝 71자책점) 107탈삼진, 44볼넷,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1.37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시즌 초반 부상자들이 속출할 때 선발진에 안착했고 안정적인
투구 내용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하지 않고 시즌을 완주했다.
그 결과 NC 토종 투수로는 이재학(2013~2014, 2018) 이후 두 번째로 규정이닝을 돌파했다.
구단 역사에서 토종 에이스라고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도 도달하지 못한 규정이닝이었다.
지난해 활약을 바탕으로 신민혁의 연봉은 수직 상승했다. 4000만 원에서 8000만원이
오른 1억2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올해 구단 최고 인상률(200%)를 기록했다.
"지난해 패스트볼이나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평균 구속이 모두 올랐다.
그리고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높아서 지난해에 쉽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면서 좋아진 비결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신민혁이 파이어볼러 유형은 아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0.2km(스탯티즈 기준)에 불과하다. 하
지만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찔러 넣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유인하면서 타자들을 상대했다.
타석 당 투구수는 3.98개로 4구 안에 타자들과 승부를 빠르게 끝내며 효율적으로 투구를 이어갔다.
처음부터 신민혁이 타자와의 승부를 과감하게 즐기지는 않았다. 그는 "구속이 빠르지 않으니까 초반에는
좀 어렵게 승부하고 피해가려고 했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러나 6월 중순, 한 선배의 조언이
변화를 이끌었다. 3+1년 27억 FA 계약을 맺고 시즌 도중 합류한 이용찬의 한마디가 있었다.
신민혁은 "6월 쯤 (이)용찬 선배님께서 '4구 안에 승부를 해봐라. 버리는 공을 던지지 말고 빠르게 승부를
해라'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손민한 코치님도 몸쪽 승부에 대한 얘기도 많이 해주셨다"라며 "피칭하면서
좋아지다 보니 공격적으로 피칭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용찬은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신민혁과 많은 교류가 있지 않았다. 하지만 후배의 고난을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은 외면하지 않았다.
신민혁은 "당시 좀 어색했는데 조언을 해주시고 저도 들으면서 친해졌던 것 같다"라고 웃었다.
지난해 한 뼘 더 성장했던 또 다른 계기는 체인지업의 활용이었다.
체인지업을 가다듬어서 발전시킨 것이 호투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도 선배들의 도움이 컸다. 지금은 KIA로 떠난 나성범, 그리고 체인지업의 대가 이재학이
신민혁의 곁을 지켰다. 그는 "체인지업 던지는 방법을 좀 바꿨다. 체인지업을 아마추어
때 잘 던졌지만 프로에 와서 안좋아졌다"라며 "(나)성범이 형이랑 (이)재학이 형과 연습을 하다가 재학이
형이 다시 알려줬고 성범이 형도 타석에 들어가서 체인지업을 많이 봐주고 조언도 해줬다"라고 말했다.
억대 연봉의 기쁨이 이제는 책임감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는 "한 번 더 규정이닝을 소화하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으로 투구를 하면서 경기 당 이닝을 더 많이 소화해야 한다"라면서 "지난해
2스트라이크를 잡고 나서 변화구를 살살 던져서 홈런을 맞는 경우도 많았는데
그런 투구도 안하고 생각 있는 피칭을 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아깝게 달성하지 못한 10승에도 재도전하려고 한다.
그는 "지난해 못한 10승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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