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NC 다이노스의 가을야구 복귀는 마운드에 달렸다. 타선은 어느 정도 계산이 선다. 

나성범-애런 알테어는 떠났지만 박건우-손아섭-닉 마티니를 영입해 오히려 더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했다. 

5월 이후엔 박민우-이명기-권희동이, 6월에는 박석민도 돌아온다. 하나같이 실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들이다. 지난해보다 훨씬 강력한 타선이 예상된다.

문제는 마운드다. 지난해 리그 중위권 수준이었던 마운드 쪽에서 플러스 요소가 추가돼야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특히 우완(WAR 16.54승, 3위)에 비해 약했던 좌완(0.12승, 8위) 투수진의 분발이 필요하다. 

NC는 부상 선수들의 복귀에 기대를 걸고 있다. 2020년 우승 주역 구창모, 특급 유망주 정구범, 좌완 강속구 

불펜 하준영이 모두 건강하게 돌아오는 게 NC가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 만약 

이대로만 이뤄진다면 리그 최강 좌완 왕국도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국민 약골 되는 건 별로" 미소 찾은 구창모, 몸 상태 좋아지니 자학 개그까지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구창모다. 건강할 때 구창모는 류현진, 김광현 부럽지 않은 좌완 에이스이자 

외국인 투수와 맞대결해도 밀리지 않는 특급 투수였다. 특히 2020년 전반기에는 9승 무패 평균자책 

1.55의 놀라운 활약으로 NC의 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140km/h 후반대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타이밍을 잡기 까다로운 디셉션으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그러나 후반기부터 부상 악령이 괴롭혔다. 왼팔 전완부 피로골절로 후반기 대부분을 날렸다. 

시즌 막판 돌아와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지만,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부상이 재발했다.

 오랜 재활에도 부상이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수술을 택했다.

부지런히 재활에 몰두한 구창모는 이제 통증 없이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가 됐다. 18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구창모는 "몸 상태는 100%고 던지는 것도 90%까지 올라왔다"면서 "ITP(단계별 투구프로그램) 단계는

 지났고 이제는 평지에서 포수를 앉혀놓고 던지는 단계다. 다음 주쯤 되면 불펜 피칭에 들어갈 것"이라 말했다.

구창모가 받은 수술은 이름도 생소한 '왼팔 척골 피로골절 판고정술'이다. 구창모는 "뼈가 스스로 접합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해서, 골반 뼈를 이식하고 판으로 고정하는 수술"이라 소개했다. 그는 "야구선수가 이런 

수술을 한 경우는 없다고 들었다. 일반적인 팔꿈치 수술이 아닌 특이한 수술이라 겁도 나고 확신이 없었다. 

병원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관절만큼 어렵거나 위험한 수술은 아니라고 해서, 마음 편하게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지금은 수술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구창모는 "정상적인 팔 상태가 아닌 채로 시간이 너무 오래 

가다 보니 스스로 불안했다. 다 나았다고 해도 다시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수술하고 나서는 딱 정해진 게 있으니까, 수술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침울했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통증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다. 구창모는 "공 던질 때 이상이 없다. 

작년과 지금은 멘탈 차이가 크다. 작년에는 조금 우울한 생각도 했는데, 지금은 

캐치볼 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야구장 나오는 것도 좋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동욱 감독도 "작년과는 분명히 다르다. 본인 몸 상태가 괜찮으니까 얼굴도 좋아 보이는 것 아니겠나. 

마음이 불안하지 않다는 게 얼굴 표정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부상을 소재로 '자학개그'를 하는 것도 몸 상태가 좋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구창모는 "저더러 골밀도가 

약하다고들 하는데, 실제 골밀도를 측정했을 땐 괜찮았다. 정상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다"면서 "너무 제가 '약골' 

이런 쪽으로 인식되는 것 같았다. 국민 약골이 되는 것 같아서 별로였다"고 웃픈 농담을 했다.

"투구 감각과 실전 경험 빼고는 다 정상적으로 돌아왔고 자신있다"는 구창모는 이제 실전 마운드에 서는 날을 기다린다. 

3월 17일 병원 검진을 받고 여기서 큰 문제가 없으면 다음 단계를 진행한다. 이동욱 감독은 "병원 검진 이후 라이브 피칭과 

경기 스케쥴이 나올 예정"이라며 "5월 안에만 들어와서 정상적으로 던질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구창모는 언제 돌아옵니까'. 지난해 이동욱 감독 경기전 인터뷰 때마다 나온 단골 질문이다. 

구창모는 "작년에 (기사를) 보면서 감독님이 정말 나 때문에 힘드실 것 같았다"며 "올해는 그 

인터뷰를 제가 직접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목표는 없고, 복귀하면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는 것과 팀의 우승밖에 없다"며 건강한 복귀를 다짐했다.

'17kg 증량' 정구범-'재활 막바지' 하준영, 시범경기 출격 바라본다

한편 좌완 기대주 정구범은 오는 시범경기 등판이 가능할 정도로 페이스를 끌어올린 상태다. 

입단 당시 특급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어깨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은 정구범은 

지난해 7월 가족들이 있는 미국 캔자스시티로 건너가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한창 시즌 중에 선수를 미국에 보내는 건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NC는 정구범을 믿었다. 

정구범도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와 믿음에 부응했다. 고질적인 어깨 통증에서 벗어났고,

 몸무게 71kg였던 깡마른 체구에서 벌크업에 성공해 88kg의 건장한 몸으로 돌아왔다.

현재는 불펜 피칭을 하며 실전 등판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이동욱 감독은 "정구범은 2군에서 던지고 있다.

 상태가 좋고 2군에서 어느정도 확인이 된다면 1군에 올려 시범경기 중에 볼 수도 있다.

 정구범만 아니라 2군에 있는 투수 다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구창모는 "구범이와 함께 훈련하는 데 확실히 몸이 커졌고 보기가 좋았다. 구범이에게 많이 기대하고 있다"면서 "확실히 

가진 능력이 좋기 때문에 몸만 갖춰지면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고교 시절 강속구와 변화구, 제구력, 

경기 운영까지 모든 면에서 완성형 투수라는 찬사를 받았던 정구범의 1군 무대 데뷔가 조금씩 가까워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또 하나의 히든 카드로 KIA에서 이적한 좌완 불펜투수 하준영도 있다. 2019년 KIA 불펜의 필승카드로 활약했던 

하준영은 지난 2년간 수술과 부상으로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2020년에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뼛조각 제거 

수술로 시즌을 날렸고, 지난해엔 어깨 통증과 코로나19 여파로 마운드 복귀가 늦어졌다. 올시즌 복귀를 목표로 한창 

재활에 박차를 가하다 FA(자유계약선수) 나성범의 보상 선수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현재는 불펜 투구를 네 차례나 소화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아졌다. 18일 만난 하준영은 "조금씩 몸이 올라온다는 느낌을 받는다. 

던지면서 아프지 않아서 자신감이 붙는다"고 말했다. 이동욱 감독도 "그전 피칭보다 조금 더 좋아졌다. 구위가 조금씩 올라온다는 

투수코치의 보고가 있었다. 조금씩 불펜 투구 수를 늘려가며 던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2019년 평균 144km/h, 최고 150km/h의 강속구를 던졌던 하준영이 그때의 구위를 되찾는다면, NC는 강력한 좌완 불펜 카드를 

손에 넣게 된다. 하준영은 "2019년에 중요한 역할을 해봤기 때문에 부담감은 없다. 그런 역할이 주어진다면 잘 할 수 있다.

 우타자 상대로도 자신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동욱 감독도 "워낙에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투수기에 기대를 하고 있다. 다만 급하게 무리를 시킬 생각은 없다"면서 

하준영의 건강한 복귀를 기대했다. 최고의 좌완 에이스와 최고의 좌완 유망주, 여기에 강력한 좌완 불펜까지. 

구창모, 정구범, 하준영의 복귀와 함께 NC는 리그 최강 좌완 왕국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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