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평창의 아픈 기억을 털어낸 김보름(29·강원도청·사진)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한다. 

김보름은 19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종목이다.

김보름은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종합 8위에 올라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힐 만큼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었지만 한국에서는 김보름에게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매스스타트는 400m 코스를 16바퀴 돌아 총 6400m를 달리는 

종목으로 쇼트트랙처럼 여러 명이 경쟁해 순위를 가린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유일하게 몸싸움을 벌여야 하는 종목으로 실전에서 변수가 많이 생긴다. 

세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김보름은 무엇보다 경험에서 앞서 있다.

메달을 땄지만 평창 올림픽은 김보름에게 너무 큰 상처로 기억된 대회다.

 단체 종목인 팀추월에서 ‘왕따 주행 논란’으로 비난을 한 몸에 받아 마음이 피폐해진 상태에서 

개인종목인 매스스타트에 나가 2위로 메달을 따냈다.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터뜨리며 빙판 위에서 국민을 향해 절을 했지만 싸늘한 시선은 나아지지 않았다. 

대회가 끝나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를 통해 정상적인 경기였고 따돌림은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이미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보름은 심리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김보름은 지난 17일 완전히 마음의 짐을 덜었다. 

‘왕따 피해자’로 불렸던 노선영(은퇴)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김보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평창 올림픽) 이후 4년, 정말 많이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시작했고 그날 경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이 이제야 밝혀지게 되었다”며 “내가 

겪은 일들을 계기로 앞으로는 이런 피해를 보는 후배 선수들이 절대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 

상처와 아픔은 평생 사라지지 않겠지만 오늘로 조금, 아주 조금 아물어 가는 것 같다”고 했다.

평창 대회까지만 해도 금메달을 꿈꾸며 머리를 금빛으로 물들였던

 김보름은 이번에는 차분한 검은색 머리로 베이징에 왔다.

김보름은 “4년 전 기량에 비해서는 부족하더라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평창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밝은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꿈을 포기하지 않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이겨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평창 은반에 눈물을 흘렸던 김보름이 다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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