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포기했니? 설명해 봐."
카밀라 발리예바는 1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고전하며 최종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며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지만, 점프 실수를 연발하며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자국 대회에서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되며 RUSADA(러시아반도핑기구)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게다가 지난 8일 열릴 예정이었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 금메달 시상식이 취소됐다.
이날 발리예바가 메달을 땄다면 개인전 시상식 또한 열리지 않을 예정이었다.
아이스링크 위에서 발리예바의 심적 부담감이 연기에 묻어났다.
무너진 멘탈로 경기에 임한 발리예바는 스스로 무너졌다.
연기를 마친 후 발리예바는 불만스러운 듯 허공에 팔을 휘둘렀고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보였다.
아이스링크장을 빠져나온 발리예바는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에게 위로가 아닌 질책을 들어야 했다.
중계 화면에 잡힌 투트베리제 코치는 마스크를 내리며 발리예바에게 다가가 "왜 포기했어? 왜
싸우길 멈췄어? 내게 설명해 봐"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발리예바는 굳은 표정으로 침묵했다.
투트베리제 코치의 행동을 지켜본 바흐 IOC 위원장은 "섬뜩함을 느꼈다.
쌀쌀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고 거리감도 느껴졌다.
'어떻게 저렇게 선수에게 냉정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세계 최고의 피겨 신동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었다.
발리예바에게는 '금지 약물 복용'이란 꼬리표가 따라붙게 되었다.
15세 미성년자가 스스로 금지 약물에 손을 대기는 쉽지 않다.
어른들의 지나친 욕심이 잘못된 괴물을 양산한 건 아닐까.
국가대표 소녀의 꿈이 약물에 얼룩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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