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밤 장자커우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대회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에어리얼 결승에서 올렉산드르
아브라멘코(34)가 은메달, 일리아 부로프(31·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아브라멘코의 메달은 이번 올림픽에서 우크라이나가 딴 첫 메달이다. 아브라멘코가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기뻐하자, 부로프가 아브라멘코에게 다가가 손을 잡더니 뒤에서 껴안고 축하해줬다.
뉴욕타임스는 "두 나라 사이에 고조된 긴장을 극복하는 제스처"라고 했다.
러시아 스포츠 해설자 게오르기 셰르단체프는 이 모습을 보고 "2022년 2월 16일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대단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함께 하고 있다"며 놀라워했다. 러시아 스포츠 매체 챔피온앳은 "정치가 스포츠를 관통하는
여러 뉴스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는 행복하게 포옹하고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러시아 최대 스포츠
웹사이트에서도 두 선수의 포옹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러시아가 지난해 11월부터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약 15만명의 병력을 배치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측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일을 16일로 예측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면서 일촉즉발 위기에 휩싸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16일 일부 병력을 철수하는 영상을 공개했지만,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앞서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평화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헤라스케비치는 지난 11일 대회 스켈레톤 남자 싱글 경기를 마친 후 중계 카메라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금지(NO WAR IN UKRAINE)"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들어 보였다. 우크라이나 올림픽위원회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평화를 위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과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함께 있는 모습은 거의 포착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체육 당국이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45명과 코치진 등 관계자에게 "러시아 선수와 코치
등과 대화하지 말고 함께 사진을 찍지 말라"고 권고한 영향이 컸다.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대회 초반 피겨
단체전에서 러시아 선수들을 만났지만 고개를 돌리며 피했다.
이에 러시아 정치인들은 "스포츠에 정치를 개입시켰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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