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의 반전드라마는 미완성으로 막을 내렸다.
원주 DB는 14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창원 LG에게 77-82로 패했다. DB는 19승 23패를 기록하며 공동 6위로 내려갔다.
이날 경기 전 DB의 분위기는 다소 어수선했다. 코로나에 걸린 선수가 추가로 발견됐고,
인후통을 호소하는 선수들까지 생기면서 원주에서 급하게 윤성원(196cm, F), 배강률(196cm, F)이 차출됐다.
마스크를 쓰고 연습을 할 만큼 선수들은 긴장하면서 경기 준비에 임했다.
이상범 감독도 “국내 선수끼리 맞춰서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해야 한다.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며 현재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경기에 나선 DB의 선수들은 한 발짝 더 뛰었다. 김종규(206cm, F),
강상재(200cm, F), 윤호영(196cm, F)은 아셈 마레이(202cm, C)에게 빠르게
더블팀 수비를 하면서 쉽게 득점을 내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수비에서 그들의 헌신이 있었다면, 공격을 주도한 선수는 바로 에이스 허웅(186cm, G)이었다.
그는 경기 초반부터 득점포를 뽐냈다. LG는 이승우(193cm, G)를 허웅의
매치업으로 붙였으나,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3점으로 첫 득점을 신고한 허웅은 커트 인 득점뿐만 아니라 볼 핸들러 역할을 하면서 동료들의 오픈 찬스를
포착해 정확한 패스로 어시스트를 적립했다. 워낙 활동량이 많은 탓에, 이승우의 파울은 점차 쌓여갔다.
2쿼터 초반 LG가 분위기를 끌어올릴 때마다 찬물을 끼얹는 3점포를 연달아
성공하며 접전 상황으로 이끌었다. 허웅은 계속해서 LG의 수비를 괴롭혔다.
강한 압박 수비를 이겨내면서 날카로운 돌파를 통해 LG의 골밑을 공략했다.
워낙 빠르게 골밑으로 전진했기에, LG 선수들은 쉽게 블록을 할 수 없었다.
에이스의 덕목이라면, 역시 4쿼터 득점일 것이다. 허웅은 이날 경기 4쿼터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58-68로 뒤진 상황에서 허웅은 3점과 속공으로 득점을 올리며 다시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또한, LG의 외곽슛이 불발되는 상황에서 빠르게 공격 전개를 시도해 김종규와 강상재의 속공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어서 3점까지 작렬하며 순식간에 점수 차는 2점(74-76)으로 좁혀졌다.
끝까지 따라가기 위해 애쓴 허웅이었지만, 마지막 공격자 파울로 5반칙 퇴장을 당하며
아쉽게 벤치로 물러나가고 말았다. 다만, 그가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대단했다.
허웅은 34분 출전, 32점 9어시스트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은 그의 손을 거쳤다.
DB는 16일 KCC와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이번 경기처럼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허웅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다음 경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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