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종료 직후 SSG 랜더스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선수는 무려 15명이었다. 

포지션별로는 투수(8명)가 가장 많았고, 외야수(4명)와 내야수(2명)가 그 뒤를 이었다. 

베테랑 포수 정상호는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구단 입장에서 해당 선수들에 대해 향후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면서도

 기존에 있던 선수들에게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팀의 주축 멤버로 활약했던 선수도 예외가 없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트레이드 이후 외야진에서 힘을 불어넣었던 고종욱(KIA 타이거즈)과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정의윤도 더 이상 SSG와 함께할 수 없게 됐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외야 코너 수비가 가능했던 선수들이었다.

최지훈의 성장, 추신수의 가세로 무게감은 더했지만...

지난해 SSG 외야진은 여러모로 성과가 많았다. 전년도보다 기량이 훨씬 발전한 최지훈이 

센터라인의 한 축을 책임지는가 하면, KBO리그서 첫 시즌을 보낸 

베테랑 외야수 추신수도 이따금씩 수비에 나섰다.

중견수와 우익수 자리에 대한 고민은 거의 없었던 반면 아쉬움이 남은 포지션도 있었다. 바로 좌익수다.

 한 시즌 동안 500이닝 넘게 좌익수로 나섰던 선수가 없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1이닝이라도 좌익수 경험이 있는 

SSG 외야수는 총 9명이었다. 이 가운데 100이닝 이상 뛴 선수는 6명으로, 한유섬(279이닝)이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오태곤(246⅓이닝)과 최지훈(244⅓이닝), 고종욱(216이닝), 

정의윤(138이닝), 이정범(107이닝)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고종욱과 정의윤은 현재 팀에 없고, 한유섬의 경우 좌익수보다는 우익수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지난해 우익수로 372⅓이닝을 소화한 추신수가 시즌 종료 이후 팔꿈치 수술을 받아 당분간 외야 수비를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빨라도 5월까지는 수비가 불가능해 한유섬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 다른 베테랑 외야수인 김강민이 중견수를 맡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은

 최지훈의 몫이다. 결국 SSG 입장에서 이러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시즌 

개막 이전에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뛸 수 있는 좌익수를 결정해야 한다.

오태곤-이정범의 경쟁, 주전 좌익수 꿰찰 선수 나타날까

투수가 아닌 타자로 새 시즌을 준비 중인 하재훈이나 팀 내 코치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최상민 

등도 주전 좌익수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지만, 현재로선 새로운 얼굴에게 중책을 맡기기보다는

 지난 시즌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선수가 주전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가장 유력한 주전 좌익수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는 오태곤과 이정범이다. 경험 면에서는 1군에서 통산

 8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 53홈런 241타점 OPS 0.723을 기록한 오태곤이 좀 더 앞선다. 

홈런 개수 자체가 많지는 않아도 언제든지 중장거리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 만큼 수비뿐만 아니라 타선에도 큰 보탬이 된다.

후반기에 처음으로 1군 콜업 기회를 받은 이정범은 짧은 시간 동안 나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9월 이후 19경기서 59타수 15안타 타율 0.254 3홈런 9타점 OPS 0.808을 기록하며 김원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은 선수다. 

1군 경험이 비교적 적더라도 주전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트레이드나 FA와 같은 외부 영입 없이 스프링캠프를 맞이한 SSG는 내부 자원으로 좌익수 

고민을 해결할 수밖에 없다.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오태곤과 이정범, 

두 명의 선수가 외야진의 마지막 퍼즐조각을 채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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