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혁(29·KIA)은 언제나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펼쳤다. 빠른 공을 가진 최고의 선발후보였다.
마무리 경쟁을 할 때도 있었다. 어디든 들어갈 수 있는 투수라는 믿음과 가능성이 있는 어린 투수였다.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후반기 복귀한 한승혁은 같은 경쟁을 펼치지만 더 긴장을 하고 있다.
그 사이 KIA 마운드에는 새로운 투수들이 착착 자기 자리를 챙기기 시작했고 한승혁은
어느덧 투수 중 ‘넘버3’가 된 채 돌아와 다시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김종국 KIA 감독은 현재 함평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한승혁을 마운드 경쟁의 중심으로 보고 있다.
경쟁의 문을 열고 캠프를 시작했지만 마운드 윤곽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상태다.
국내 선발은 양현종, 임기영, 이의리, 필승계투조는 전상현, 장현식, 정해영이 맡을 전망이다.
한승혁이 군 복무를 하던 사이 자리잡은 선수들이 생기면서 올시즌 마운드 보직도 일찍이 정해졌다.
오히려 KIA가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이 제6번째 선발 자원이다.
비상 선발 자원인 동시에 롱릴리프로 활용할 투수를 시즌 전 준비해놓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한승혁이 그 경쟁에서 가장 중심에 있다. 지난해 선발로 활약한 신인 윤중현,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유승철과 함께 경쟁 중이다. 서재응 투수 코치가 “투수는 많은데 자리가 없어 큰일”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투수들의 컨디션이 아주 좋고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한승혁은 “(투수들이) 군대가기 전보다 자리를 많이 잡아놨다. 어느 정도 팀이 계산을 할 수 있는
상태고 구단이 바라는 방향성이 있는 상황에서 내가 복귀한 것 같다”며 “전에는 어느 순간이든 내 걸
보여주면 끼어들 틈이 있을 것 같았는데 지금은 내가 준비됐더라도 자리가 없을지
모를 상황이 돼서 항상 긴장의 연속인 채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2년생과 동기인 한승혁은 입대 전만 해도 오랫동안 거의 막내 그룹이었으나 현재는 양현종,
홍상삼에 이어 투수 중 세번째로 선배가 되었다. 투수조장인 임기영보다 한승혁이 선배다.
젊은 투수들, 타 팀에서 온 투수들이 대거 등장한 마운드에서 다시 경쟁하는 기분도 새롭다.
한승혁은 “어린 투수들과 같이 하니까 에너지도 있고 다들 열심히 하니까 나도 가끔 풀어지려 할 때
마음을 다잡을 수 있어 좋은 영향을 받는다”며 “전에는 미래가 그냥 있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반환점을 돌아 후반부로 가는 느낌이다. 대신 아프지만 않으면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은 생겼다. 밀리지 않겠다”고 각오했다.
한승혁은 지난해 후반기 복귀해 1군에서 5차례 선발 등판을 포함해 8경기에 등판했다.
여전히 빠른 공을 보여줬고 훨씬 안정된 제구로 올시즌 기대감을 키울 수 있었다. 군 복무를 마치며 몸을
잘 만들었던 것처럼 이번 겨울에도 캠프 경쟁을 위해 최상의 몸을 만들고 합류한 상태다.
김종국 KIA 감독은 “입대 전보다 안정적인 모습이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아주 유용하게 기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훨씬 기량도 마음도 성숙해져 돌아온 한승혁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라이브 피칭까지 치른 한승혁은 “항상 부상이 많았다. 좋은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나로서는 다치지 않고 어떻게든 버텨서 기회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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