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피겨 스케이터 카밀라 발리예바(16)의 운명이 14일 오후 3시 결정된다.
스포츠중재법원(CAS)은 14일 오후 3시 발리예바의 피겨 개인전 출전 여부를 공식 발표한다.
CAS는 13일 오후부터 발리예바의 자격정지 처분을 해제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와
RUSADA의 결정에 불복해 CAS에 제소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을 상대로 화상 청문회의를 진행했다.
피겨 스케이팅은 도핑이 불필요한 종목으로 인식돼 왔다. 그렇다고 아예 도핑이 없었던 건 아니다.
2000년 페어 스케이터 엘레나 베레즈나야(러시아)가 도핑 검사에서 적발돼
국제빙상연맹(ISU)로부터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검출된 금지약물은 '프소이드 에페드린'으로, 기관지염에 쓰이는 약이었다. 베레즈나야는 "의사에게
직접 처방받은 약"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역시 "경기력 향상과는 무관하다"며 고의성이 없었음을 호소했다.
하지만, 베레즈나야와 러시아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ISU는 "우리에게 사전에 약 복용을 알리지
않았다"며 징계안을 확정했다. 결국 베레즈나야는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박탈당하고, 그해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러시아는 발리예바의 도핑 양성 반응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다만, 베레즈나야 때처럼 고의성이
없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일각에선 "발리예바가 편두통 약을 잘못 먹은 것뿐"이라고 항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리예바 몸에서 검출된 트리메타지딘이 편두통 약 성분으로 쓰인다는 게 항변의 배경이다.
발리예바가 베레즈나야의 뒤를 밟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16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도핑 위반을 했을 경우 이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처벌도 유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자의 부주의성이 강조되고, 고의성이 없다고 결론나면 지도자에겐 중징계,
16세인 발리예바에겐 견책이 나올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남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발리예바의
도핑이 최고 화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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