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에도 김태룡 두산 단장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전체 판을 읽는 야구인으로서 최대한 객관적인 시즌 전망을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김 단장은 지난해 NC와 LG를 상위권 싸움을 점치며 상위권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가장 궁금한 팀으로 삼성을 꼽았다. NC가 주력선수 부상을 비롯한 팀 안팎의 문제로 자멸하는 변수가 발생했지만,

 김 단장은 LG의 전반적인 강세와 더불어 앞서 전력이 불투명했던 삼성의 진격을 정확히 내다봤다. 

KT의 대도약 정도만이 김 단장의 시야에서 살짝 벗어나있었다.

두산 베어스 입사 뒤 32년째를 맞은 김태룡 단장은 KBO리그 역대 최다승 단장이다.

 2011년 8월10일 베어스 단장으로 업무를 시작한 이후로 12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통산 809승을 맛봤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1시즌 동안 김재하 전 삼성 단장이 남긴 통산 승수(798승)를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넘어섰다.

경험이 또 다른 경험과 닿아 혜안이 되고 있는 김태룡 단장은 지난

 주중 기자와 인터뷰에서 새 해 프로야구를 ‘평준화 시즌’으로 지칭했다. 

김 단장은 “겨우내 전력을 보강한 팀이 어느 해보다 많다. 

팀들마다 나름의 보강을 잘 하고 나오는 시즌으로 전체적으로 전력이 

엇비슷해졌다”며 “(밑에 있는) 팀들 중에는 올라갈 여력이 있는 팀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사실, 평준화 추세는 지난해부터 나타난 흐름이다. 지난해 KT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2위 삼성과 순위 결정전을 벌일 만큼 치열했던 데다 3위 LG와 간격은 1.5게임차 뿐이었다. 

또 KT와 정규시즌 4위 두산의 거리가 5.5게임차 뿐으로, 두산과 6위 SSG의 간격도 2게임차에 불과했다.

김 단장은 올해도 독주할 만큼 막강 전력을 갖춘 팀은 없는 것으로 진단했다.

 그래서 어느 해보다 변수가 많은 시즌이 될 가능성이 큰데,

 변수를 움직일 선수들로 전체 30명 중 무려 17명이나 교체된 외국인선수들을 지목했다.

김 단장은 “올해는 외국인선수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주전선수들의 기본적인 부상 관리 등이 중요하겠지만, 

결국에는 바뀐 외국인선수들이 각팀 전략 변화를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시범경기를 다 보내다 다 알 수 없는 게 외국인선수들의 능력치와 적응력 평가다. 

보통은 4월과 5월을 보내야 외국인선수들은 진가가 나온다.

 이에 김 단장은 “쉬운 말로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외관상 FA 시장에서 박건우(NC)로 이탈하는 등 마이너스 요인이 있어보인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주력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을 비롯한 갖가지 악재가

 속출했던 것을 감안할 때 올해 전력이 지난해보다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김 단장은 이 대목에서 두산 평가를 놓고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스프링캠프를 하고 실전으로 가면서 ‘본색’이 나올 것 같다. 

우리팀은 조금 더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이 또한 외국인선수를 두고 하는 소리일 수 있다. 

두산 캠프에는 새 외국인투수 로버트 스탁이 합류해있지만,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코로나19 확정 여파로 팀 합류가 더뎌지고 있다. 

외국인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도 여권 수령 문제로 3월초에나 팀 합류가 가능한 상황이다. 

두산에도 외국인선수 움직임이 변수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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